한국의 모범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진단이 코로나19의 치사율 파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오늘(6일) 보도했습니다.
SCMP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방지가 세계 각국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보건 전문가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 중 하나는 코로나19 치사율이 과연 어느 수준인가를 정확하게 추산하기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은 중국의 치사율은 3.6% 수준이지만, 이란의 경우 치사율이 한때 10%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WHO는 3.4%를 제시했습니다.
반면에 한국은 전날까지 6천88명 확진에 42명 사망으로 치사율이 주요국 중 가장 낮은 0.69%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계절성 독감의 치사율 0.1%보다는 훨씬 높지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치사율 30%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10%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은 그 규모와 속도 면에서 국제사회의 찬사를 받는 한국의 코로나19 검사에 주목하면서 한국의 치사율이 가장 정확할 수 있다고 추론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매일 1만여 명에 달하는 사람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지금껏 검사 완료자 수가 14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2015년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메르스 유행 이후 바이러스 검사 키트를 신속하게 승인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자동차를 탄 채 검사를 받는 '드라이브 스루 검사' 등 혁신적인 검사 방법을 적용한 덕분으로 여겨집니다.
반면에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 승객을 포함해 1천 명 넘는 확진자가 나온 일본은 하루 2천명 미만을 검사하는 데 그쳤습니다.
미국도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어설 때까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의 수가 500명에도 못 미쳤습니다.
홍콩중문대 데이비드 후이 교수는 "무증상, 경증, 중증 등을 포함해 더 많은 사람을 검사할수록 우리는 더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며 "대부분의 국가는 중증 입원 환자를 검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사망률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밴더빌트 의대 윌리엄 섀프너 교수는 "한국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하는 데 있어 '경이로운 실험실'과 같은 역할을 한다"며 "검사를 많이 하면 할수록 질병의 전체 그림을 완성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이뤄진 연구 결과도 한국과 유사한 결론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코로나19 발병 초기인 지난 1월 1∼10일 이뤄진 집계에서는 치사율이 15.6%에 달했으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규모 검사가 이뤄진 2월 1∼10일에는 치사율이 0.8%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는 코로나19 발병 초기에는 중증 환자 중심으로 검사가 이뤄져 치사율이 높을 수밖에 없었으나, 시간이 지나 경증, 무증상 환자에 대한 검사가 많아져 치사율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SCMP는 "일부 전문가는 앞으로 한국의 치사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하지만, 코로나19 진단 확대에서 더디기만 한 모습을 보이는 미국과 같은 나라가 한국에서 배워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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