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어제(23일) 밤 현재 전국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최소 152명(사망자 3명 포함)으로 잠정 집계했습니다. 전날 76명에서 두 배이상 뛰었습니다.
이탈리아의 경제·금융 중심지인 밀라노가 있는 북부 롬바르디아주 내에서만 110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주도인 베네토주에서도 2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밖에 에밀리아로마냐에서 9명, 피에몬테에서 6명, 수도 로마가 있는 라치오주에서 3명의 감염 사례가 나왔습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망자도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늘었습니다.
지난주 중순까지만 해도 3명에 불과했던 확진자 폭증에 이탈리아 정부도 당황하는 기색입니다. 특히 중국 등 여행한 적 없는 확진자 속출에 지역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대규모 신규 확진 사례는 롬바르디아와 베네토주 두 지역에 집중됐습니다. 이탈리아 전체 경제의 약 30%를 담당하는 지역입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롬바르디아·베네토에 전날 이동 제한령을 내렸습니다. 지역 주민은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슈퍼 전파자의 존재가 확인된 코도뇨 인근 마을에선 주민들이 식료품과 마스크 등을 사려고 슈퍼마켓 앞에 긴 줄을 서는 장면도 목격됐습니다. 이들은 최소 수일간 집안에서 자체 격리 생활을 해야 할 처지입니다.
이동 제한령 대상은 두 개 주 11개 마을 주민 약 5만3천명으로 지역 주민이 외부로 나가는 것은 물론 외부인의 진입도 제한됩니다. 경제·사회·문화·스포츠·교육 등 모든 영역이 사실상 마비됐습니다.
루카 차이아 베네토 주지사는 현재 한창인 이탈리아 최대 축제 '베네치아 카니발' 진행을 이날 밤부터 잠정 중단하고 남은 일정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프랑스 니스 등과 함께 세계 3대 카니발로 꼽히는 베네치아 카니발은 내일(2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밀라노에 있는 세계 최고의 오페라 공연장 가운데 하나인 라 스칼라도 공연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고, 밀라노 등 북부지역에서 이날 열릴 예정이던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세 경기를 비롯해 모든 스포츠 경기가 취소됐습니다.
밀라노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선글라스 제조업체 룩소티카(Luxottica)와 이탈리아 최대 은행 우니크레디트(Unicredit)는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직원들의 출근 금지 조처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롬바르디아·베네토주 내 다수의 초·중·고교와 대학은 물론 박물관·미술관 등 문화시설까지 잠정 폐쇄됐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현 상황에서 국경 폐쇄까지는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이탈리아와 달리 다른 유럽 국가들은 최근 수일간 확진자 추가 없이 비교적 안정된 상황을 유지 중입니다. 이날 현재 주요 국가별 확진자 수를 보면 독일 16명, 프랑스 12명(사망자 1명 포함), 영국 3명 등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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