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우크라이나 항공사 여객기 추락 사고 원인을 두고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객기가 추락한 시점이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를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한 지 5시간가량 지났을 때이다 보니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의심도 나옵니다.
이란은 현지시간으로 8일 오전 1시 20분쯤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와 에르빌 기지에 탄도미사일을 쐈고, 우크라이나 국제항공(UIA) 소속 보잉 787-800 여객기는 같은날 오전 6시 18분 땅에 떨어졌습니다.
이란 당국은 엔진에서 불이 나는 바람에 여객기가 추락했다는 초기 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트위터 등 SNS에 올라온 사고 당시 영상을 접한 일부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 사고조사팀을 이끌었던 제프리 구체티는 항공기록과 사고 당시 영상을 봤을 때 전형적인 엔진 고장이나 화재 사고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습니다.
그는 블름버그와 인터뷰에서 "외부에서 의도적으로 불을 붙이거나 폭발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비행기가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불에 붙거나, 불타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공항 근처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 당시 영상에는 깜깜한 밤하늘을 배경으로 공 모양으로 불타는 여객기가 포물선을 그리며 바닥으로 떨어지는데 중간중간 빛이 번쩍이는 장면이 담겨있습니다.
구체티는 온라인에 유포된 영상이 조작된 게 아니라면 여객기가 추락할 때 이미 불덩이였다는 뜻이며, 비행기에서 반짝이는 빛은 무엇인가 폭발했다는 징후라고 설명했습니다.
UIA는 조종사와 승무원 경력으로 봤을 때 이들의 실수에 따른 인재(人災)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주장하면서도 무엇이 여객기를 추락하게 했는지를 두고는 말을 아꼈습니다.
UIA가 도입한 지 3년밖에 안 된 비교적 신형 여객기가 바닥으로 떨어질 때 외부에 긴급상황이라고 알리지 않았다는 점도 통상적인 여객기 추락사고와 다르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이란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이번 여객기 사고가 테러나 미사일 공격 때문에 벌어졌을 가능성은 없다고 발표했다가, 이후 추락 원인과 관련한 언급을 삭제하면서 성명 내용을 수정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습니다.
면밀한 조사 없이 여객기 사고 원인을 성급히 결론지을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전문가들도 있었습니다.
조종사 출신으로 항공컨설팅 업체 '세이프티 오퍼레이팅 시스템스'를 운영하는 존 콕스는 "현재로서는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며 조사 과정에서 외부 요인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원으로 근무했던 로저 콕스는 이론적으로 여객기에 실었던 화물이 빠르게 움직이다가 화재가 발생, 비행기가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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