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칠레 시위가 다시 격렬해지고 있다. 수도 산티아고 중심가의 영화관이 불타고 사망자도 추가로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 중심지인 산티아고 도심의 이탈리아 광장에서 27일 오후 수천 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을 동원해 시위대 해산에 나섰지만 두 시간여의 대치 끝에 시위대가 광장을 점령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27일은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내년 4월 국민투표를 정식으로 공포한 날이다.
이탈리아 광장 인근 영화관인 알라메다 문화센터에 불이 나 1시간 만에 꺼졌다. 이곳은 시위 부상자를 치료하기 위한 자원봉사 의료진들이 머무는 곳이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사상자는 없지만 영화관은 거의 파괴됐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을 파악 중이다. 목격자들은 경찰이 영화관 건물을 향해 최루탄을 던진 이후 불이 시작됐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날 시위 과정에선 사망자도 나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광장 시위 도중 경찰 진압 차량을 피해 달아나던 40대 남성이 맨홀에 빠져 감전사했다.
시위 사태 중 사망한 이들은 모두 27명으로 늘었다. 칠레 국가인권위원회는 사망 경위가 조속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을 도화선으로 지난 10월 18일 시작된 시위는 연금, 임금, 교육, 의료체계 등 사회 불평등을 야기하는 제도 전반의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로 확대됐다.
아울러 TVU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산티아고와 콘셉시온, 라세레나 등에서 일부 K팝 팬들이 거리로 나오기도 했다. 칠레 정부가 시위 사태에 K팝 팬들이 영향을 미쳤다는 보고서를 낸 데에 반발이다.
칠레 정부는 최근 시위 관련 소셜미디어 등을 분석한 빅데이터 보고서에서 온라인상에서 주로 영향력을 미친 5개 그룹을 제시하며 그중 'K팝 팬들'을 포함해 논란을 빚었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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