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에서 쿠르드족을 상대로 벌이는 군사작전을 5일간 중지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조건은 쿠르드 민병대(YPG)가 터키가 설정한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하는 것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터키를 방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나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쿠르드 민병대원들이 안전지대에서 철군한 이후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완전히 군사작전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며 "터키의 작전은 완전히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터키 측은 YPG가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할 수 있도록 120시간 동안 군사작전을 중단할 것"이라며 "YPG의 철수가 완료된 뒤 모든 군사작전은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휴전이 영구화하면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을 철수한다는 당초 계획을 계속 추진하고 터키에 가했던 제재도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쿠르드족 민병대가 주축이 된 시리아민주군(SDF)를 지휘해 온 마즐룸 아브디 사령관은 "휴전을 준수할 준비가 됐다"면서도, 라스 알-아인과 탈 아브야드 사이 국경 지대에만 한정된 조처라고 강조했다. 제임스 제프리 시리아·반(反) 이슬람국가(IS) 동맹 특사도 기자들에게 쿠르드족 전사들이 이런 결과에 불만을 갖고 있으며 미국 정부가 "당근과 채찍"으로 합의를 강요했다고 여긴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대해 "에르도안은 굉장한 지도자"라면 "나는 대단한 존경을 가지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주 현명하다고 본다"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과의 만남을 위해 텍사스주 포트워스로 가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미국에 대단한 날이다. 터키에 대단한 날이다. 쿠르드에 대단한 날이다. 전세계에 대단한 날이다. 모두가 행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발표가 이뤄지기 직전에도 트위터를 통해 "터키에서 대단한 뉴스가 나온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곧 기자회견을 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고맙다. 수백만의 목숨을 구하게 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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