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이나 탈옥했던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61)에게 12일(현지시간)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은 이날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이 구스만에 대해 유죄 평결을 했다고 보도했다.
구스만은 멕시코에서 마약밀매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을 운영하며 미국으로의 마약밀매를 비롯해 각종 범죄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아왔으며 배심원들은 구스만의 10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땅딸보라는 뜻의 '엘 차포'라는 별명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악명높은 마약왕으로 불려온 구스만은 1989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각지에서 200t이 넘는 마약을 밀매하고 돈세탁, 살인교사, 불법 무기 소지 등 17건의 혐의로 기소됐다.
뉴욕 동부지검의 리처드 도너휴 검사는 오는 6월 25일 선고에서 구스만은 사면 없는 종신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WSJ도 구스만이 남은 평생을 교도소에서 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 검찰은 140억달러(약 15조7570억원)로 추산되는 구스만의 은닉 재산의 추적과 회수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구스만은 2017년 1월 멕시코 당국에 의해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됐다. 그의 범죄 행각은 그의 조직원을 포함해 50명 이상이 증인으로 나선 재판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는 30년 이상 지하 터널과 트럭, 승용차, 열차, 비행기, 선박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마약을 밀매했다. 식료품 캔과 구두 상자에도 마약을 은닉해 밀매했으며, 미국 시민권자를 범죄에 동원했다.
구스만의 전 경호원은 구스만이 상대 마약조직 조직원 3명을 살해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구스만 변호인단은 재판에서 구스만이 멕시코 전·현직 대통령들에게 수억 달러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주장, 파문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엔리케 페냐 니에토, 펠리페 칼데론 전 대통령 측은 모두 거짓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구스만은 변호인단을 통해 증인들이 모두 거짓말쟁이라고 항변하고, 자신이 실질적인 조직 지도자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날 유죄 평결에 대해서는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브루클린과 마이애미, 워싱턴주 등의 검사들로 구성된 검찰은 비디오테이프와 사진, 마약거래 장부, 통화 기록과 문자 메시지 등까지 증거로 제시하며 유죄 평결을 끌어냈다.
구스만은 멕시코에서 두 번이나 탈옥했던 전력 때문에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후 호송 및 재판 과정에서 철통같은 작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미 언론들은 세기의 재판이라 불렀다.
구스만은 형 확정시 콜로라도주 플로런스 인근의 중범죄자 전용 교도소인 'ADX 플로런스' 교도소에 수감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의 범인 조하르 차르나예프와 1993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 폭파사건을 기도한 주범 중 한 명인 람지 유세프 등이 수감된 곳이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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