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처럼 이용자 정보에 기반을 둔 광고 모델은) 돈과 고객을 맞바꾸려는 행위다”
“전혀 사실에 맞지 않는 겉만 번지르르한 말이다”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인 애플의 팀쿡과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페북 개인정보 데이터 게이트'를 두고 서로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을 공격하는 공개 설전(舌戰)을 벌였다. 애플의 팀 쿡 CEO가 지난주 언론을 통해 공개 비판을 하자 저커버그가 맞불을 놨다.
2일(현지시간) 마크 저커버그가 인터넷 매체 복스(VoX)와의 인터뷰에서 정보유출 스캔들을 언급하며 "우리는 이 문제를 철저히 파고들 것이다. 3∼6개월 이내에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기를 바라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여러 해가 걸릴 것이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영국의 데이터 분석 기업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 가입자 500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를 유출, 악용하는 것이 폭로 돼 주가가 폭락하는 등 설립 14년만에 최대 위기에 놓여 있는 상태다. 마크 저커버그는 이 인터뷰에서 잘못을 시인하고 이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팀쿡이 페이스북에 대해 비판한 사실을 묻자 발끈했다. “좀 어이없다(ridiculous)”는 말까지 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팀쿡의 발언은) 전혀 사실에 맞지 않는 극단적으로 번드르르한 말이다. 광고 모델은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서비스에 일일이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는 유일한 서비스 생존 방식"이라고 반발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이에 앞서 팀쿡 CEO는 언론 인터뷰에서 “애플은 고객의 개인적인 삶을 거래하지 않는다. 애플이 (페이스북처럼 고객의 정보를) 화폐화했다면 우리는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였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인터뷰에서 팀 쿡 CEO는 마크 저커버그의 상황이었다면 무엇을 했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나는 이 상황에 있지 않았을 것이다"고 면박을 줬다. 이날 팀 쿡의 발언은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해석됐다.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현실에선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시키는 것을 돕는 서비스를 구축하고자 할 때 돈을 지불할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미디어가 그러하듯, 광고에 기반한 사업 모델이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유일한 합리적인 모델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고 수익 모델 때문에 우리가 고객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라며 "고객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애플)가 고객을 더 많이 위한다는 주장은 내게 어이없게 들린다"고 애플을 비판했다. 고객에게 돈을 더 많이 받아 이익을 챙기려고 노력하는 회사(애플)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광고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페이스북)를 비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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