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이상의 미국인이 이민자나 해외공장 이전보다 인공지능(AI)을 자신의 일자리를 위협할 최대 요인으로 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등장했다.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자 단속 강화, 미국내 공장 유치 등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정작 미국인들은 해외고용 보다는 AI가 더 두렵다는 답변을 내놔 주목된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지난해 10월 3297명의 미국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8%가 향후 10년간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는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로 AI를 꼽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9일 발표했다. 이민자와 공장들의 해외 이전을 최대 위협으로 본 인구는 42%에 그쳤다.
나이가 어리고 학력이 높을 수록 AI를 '일자리 경쟁자'로 본 비율이 높았다. 조사에 참여한 2030세대(18~35세)의 61%가 AI를 최대 위협으로 본 반면 이민자와 공장이전을 고른 비율은 39%에 그쳤다. 51세 이상 중·노년층에서 해당 비율은 각각 57%, 43%였다. 또 대졸 이상 학력 소유자의 61%가 AI를, 39%가 이민자·공장이전을 고른 반면 그 이하의 학력 소유자들 사이에서는 해당 비율이 각각 57%, 43%였다. 결과는 지지하는 정당별로도 뚜렷이 나뉘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67%가 AI를 고용의 최대 위협으로 간주한 반면 공화당 지지 응답자의 52%는 이민자와 해외 공장 이전을 최대 위협으로 골랐다.
또 미국인 6명 중 5명이 AI가 탑재된 네비게이션앱·스트리밍서비스·차량공유앱·스마트스피커 등 6개 제품군 중 적어도 한 개 이상을 사용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73%는 AI로 인해 고용이 창출되기 보다는 인간의 일자리가 사라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답변했다.
프랭크 뉴포트 갤럽 수석연구원은 "AI는 이미 미국인의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미국인들은 AI의 미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그로 인한 일자리 손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 노스이스턴대학교와 공동으로 시행됐다.
[오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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