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18일(현지시간) 2010년 아프가니스탄 전장에서 잃은 차남의 죽음까지 정치 싸움 소재로 만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모습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기자들이 켈리 비서실장의 입장을 묻자 초점이 미국인의 사망이 아니라 (예우 등) 절차에 맞춰지는 데 대해 "역겨워하고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불행한 가정사까지 임의로 이용해 민주당 의원이나 전사자 유족 등과 거친 공방을 벌이는 데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느꼈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다만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켈리 장군에게 물어보라, 오바마로부터 그가 전화를 받았나?"라며 '오바마 헐뜯기'를 위해 차남의 전사를 먼저 거론한 사실을 켈리 비서실장이 아는지에 대해선 확인하지 않았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 특정 언급을 켈리 비서실장이 아는지는 모르겠다"며 "다만 그들은 여러 차례 대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켈리 비서실장 차남의 전사를 정쟁화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물음에 답한 것이며 사실을 말했다"고 대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2주 전 니제르에서 전사한 미 특전부대원 4명에 관한 공식 언급이 왜 없느냐는 질문에 "오바마 전 대통령도 복무 중 숨진 군인들의 유족에게 연락한 적이 없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그러나 이후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사자 유족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의 기록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켈리 비서실장 차남의 전사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국 엄하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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