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 유죄를 선고한 판결에 대해 "법치가 아닌 정치적 연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포브스는 27일(현지시간) ) '시험대에 오른 체제:한국 정치개혁에는 연출이 아니라 증거가 필요(A System On Trial: South Korean Political Reform Requires Evidence, Not Stagecraft)'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순진한 사람들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 의미 있는 정치개혁이 이뤄진 증거라고 생각한다"라고 꼬집었다.
미국 워싱턴 정책 컨설팅사인 캐피탈 폴리시 애널리틱스의 아이크 브래넌과 제어드 휘틀리가 공동 작성한 이 기고문은 대기업과 정부의 유착관계를 한국 경제의 큰 문제 중 하나로 꼽았다. 이 시스템의 도움으로 삼성, LG, 현대, SK 등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거대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지만 부패에 취약한 단점을 지니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브스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에 대한 유죄판결은 사람들에게 오랜 기간동안 이어졌던 정치권과 재벌의 관계가 종식될 것으로 생각하게 했다"며 한국 국민들이 진실한 개혁이 일어나고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을 둘러싼 법적 공방은 오히려 "한국의 낡은 질서가 매우 견고하고 진정한 개혁을 이루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한국의 사법 제도는 법치의 승리(triumph of rule of law)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정치적 연출의 일부(piece of political stagecraft)"라고 전했다.
기고문은 이런 한국의 상황으로 볼때 "신임 문재인 대통령의 정당성과 정책은 공정하고 철저히 사실에 기반한 재판이 아니라 전임 대통령의 유죄 판결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브스는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죄가 입증된 양측(뇌물을 준측과 받은측)이 있어야 했다"면서 "이 부회장의 유죄 판결은 박 전 대통령 구속을 위한 전제 조건이었다"고 분석했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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