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도쿄도의회 선거기간 처음으로 나선 거리 지원 유세에서 "그만두라"는 야유를 듣는 봉변을 당했습니다.
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도쿄도의회 마지막 선거 운동일인 이날 도쿄도 아키하바라(秋葉原) 역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후보 지원 연설을 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거리에 나가 활발한 지원 유세 활동을 펼쳤던 지난 2013년 도쿄도의회 선거 때와는 달리 2일이 투표일인 이번 선거에서는 그동안 거리 유세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자신의 친구가 이사장인 사학재단이 특혜를 받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가케(加計)학원 스캔들과 측근들의 비위·실언과 관련해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마이크를 잡고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강조하며 자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지만, 청중들은 사학스캔들과 측근 실언 등을 지적하며 "물러나라"고 1시간가량 구호를 제창했습니다.
청중들은 아베 총리가 도착하기 전부터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준비했고 경찰과 얽히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에 개의치 않고 현 정권의 실적을 강조했고, 오히려 "연설을 방해하는 것 같은 행동을 자민당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한 40대 남성 회사원은 "가케학원을 둘러싼 문제 등에 대한 정권의 대응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항의하는 것은 당연하다. 총리의 응원을 받은 후보자가 불쌍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유세장에는 아베 총리가 얽혀 있는 2개의 사학스캔들 중 하나인 모리토모(森友) 스캔들의 핵심 인사인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모리토모 학원 이사장이 청중들 사이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아베 총리와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는 모리토모 학원의 초등학교 부지 국유지 헐값 매입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의 지지자로, 아키에 여사로부터 100만엔(약 1천19만원)의 기부금을 총리 명의로 받았다고 주장하는 그는 아베 총리 부부와 자신이 가까운 사이라고 주장하며 아베 총리를 곤란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는 취재진에게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설명할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 직접 얘기를 듣고싶었다"며 "기회가 있다면 받은 기부금을 직접 돌려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갑작스러운 가고이케 이사장의 등장에 유세장 주변에는 보도진과 경찰 등이 모여들며 한동안 소동이 일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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