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올해 초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항의해 일시 귀국했던 모리모토 야스히로 부산 총영사를 전격 경질했다.
본국에 일시 귀국했을 당시 사석에서 아베 정부의 조치가 잘못됐다는 언급을 한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이날부로 부산 총영사를 미치가미 하사시 두바이 총영사로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와 관련해 산케이는 모리모토 총영사가 정부의 소환조치를 비판한 것이 문제가 돼 경질당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초 부산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항의해 모리모토 총영사를 4월까지 85일 동안 귀국조치했다. 모리모토 총영사는 귀국 당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정부가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어 소환조치가 잘못됐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정부의 정책 기조와 상반된 언급을 한 것이 경질이유라는 것이다. 모리모토 총영사는 40일 이내에 귀국해 보직을 받을 예정이다.
신임 미치가미 총영사는 외무성 내 지한파 그룹인 코리아 스쿨에 속하는 엘리트 외교관료다.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한 후 고시로 외무성에 들어온 그는 주한 일본대사관 참사관, 총괄공사, 문화원장 등 한국 근무경험이 많은 지한파로 널리 알려졌다. 한국 근무시절 언론 기고도 활발히 하는 등 정무감각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비교적 한직으로 알려진 부산 총영사에 엘리트 외무관료인 미치가미 총영사를 임명한 것은 아베 정부가 위안부 합의 재협상 이슈로 경직된 한일 관계를 풀어보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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