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신작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난징 대학살을 언급해 일본 우익단체들의 강도 높은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지난달 24일 출간돼 사흘 만에 48만 부가 팔릴 정도로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아내에게 갑자기 이별을 통보받은 한 화가가 불가사의한 일에 휩쓸리면서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려는 내용을 담았다.
하루키는 신작에서 난징 대학살에 대해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엄청난 수의 시민들이 전투에 연루돼 살해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국인 사망자가 40만명이라고도 하고 10만명이라고도 하는데 도대체 차이가 뭔가"라고 물었다.
난징 대학살은 1937년 12월 일본군이 중국 난징을 점령한 후 6주 동안 일으킨 학살 사건이다. 중국은 당시 30만명이 희생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본 정부는 학살은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피해자 수는 확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책 내용이 알려지자 일본에선 난징 대학살을 부정하는 우익 진영의 비난이 쇄도했다.
우익 네티즌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하루키에 실망했다", "40만명이라니 중국의 주장보다도 10만명이 많다", "그렇게 까지 노벨상을 타고 싶은 것인가"와 같은 비난의 글을 쏟아냈다.
일본의 대형 호텔 체인 아파(APA)그룹의 모토야 도시오 대표도 지난달 말 한 강연에서 "노벨상을 타려면 중국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쓴 것 아니냐"고 하루키를 비판했다. 도시오 대표는 최근 위안부와 난징 대학살을 부정하는 자신의 책을 호텔 객실에 비치해 논란을 일으켰다.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在特會)의 전직 회장으로 최근 혐한 정당을 만든 사쿠라이 마코토 역시 얼마 전 공개석상에서 하루키를 향해 "정말 일본인인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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