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은 테러리스트다.”
뉴욕·뉴저지 연쇄 폭발사건 용의자 아흐마드 칸 라하미(28)의 아버지인 모하마드 라하미가 20일 미국 언론에 “라하미는 모친을 구타하고 동생을 칼로 찌르기도 했다”며 “2년전에 내가 감옥에 보내기도 했는데 테러리스트가 맞다”고 밝혔다. 부자의 정을 끊은듯 신랄하게 칸 라하미의 행동을 비판한 셈이다. 2년전에도 모하마드 라하미는 FBI 수사관들에게 “아들이 테러리스트일 수 있다”는 귀띔을 했고 이에 따라 해당 사건은 FBI가 이끄는 뉴저지 뉴어크의 ‘합동테러대책팀’으로 이첩됐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당시 모하마드 라하미가 “아들의 행위에 분노해 홧김에 그런 발언을 했다”며 물러섰고 조사는 수개월 만에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뉴욕타임스는 칸 라하미가 국제테러 조직 알카에다 창시자인 오사마 빈라덴을 칭송하는 내용을 일기장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가 20일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당신들의 심한 차별에 죽음을”이란 글귀도 일기장에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라하미가 체포될 당시 손에 들고 있던 수첩에선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를 지지하는 문구가 발견됐다. 그의 수첩에는 ‘쿠파르(불신자)를 죽인다’는 문구와 함께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과 관련한 언급도 돼 있었다. 아울러 예멘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고위 성직자였던 안와르 알아울라키를 찬양하는 글도 발견됐다. 2011년 9월 미군 무인기 공습으로 사망한 알아울라키는 지하디스트가 되려는 서구의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인물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언급했다. 라하미는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이베이에서 폭탄 제조를 위한 재료들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라하미의 아내는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 자신의 모국인 파키스탄으로 출국했고 라하미의 모친도 3주 전 터키로 출국해 아직 미국으로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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