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추모행사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였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건강이상 논란을 딛고 다시 지지율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16일(현지시간) 공동으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힐러리는 42%, 트럼프는 38% 지지를 얻어 4%포인트 차이가 났다. 유권자 특성별로는 유색인종과 여성은 힐러리, 백인 남성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성향이 뚜렷했고, 힐러리는 젊은 층 지지가 한동안 높아지다가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다시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9~15일 투표의사가 있는 유권자 15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힐러리의 건강이상을 둘러싼 논란이 반영된 결과다.
힐러리와 트럼프 모두 고령인 까닭에 두 후보의 건강 문제가 대선 핵심 이슈로 부상했으나 대부분 유권자들은 후보의 건강이 최종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9·11 추모식에서 힐러리가 ‘휘청’거린 후 미국 대선후보의 건강상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것은 사실이나 양당 후보들이 잇따라 ‘문제없다’는 주치의 소견서를 공개하면서 건강이상 논란은 일단락된 양상이다.
힐러리는 지난 11~13일 유세 등 외부 활동을 중단했으나 14일부터는 유세를 재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도 힐러리 유세 지원에 가세했다.
힐러리 주치의 리자 발댁 박사는 “CT촬영 등 수 차례 진단 결과 클린턴이 미국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충분히 건강하다”고 밝혔다. 또 “힐러리는 비슷한 연령대의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질병에 걸릴 확률이 낮으며,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수치 등은 ‘양호’(good) 또는 ‘훌륭하다’(excellent)”고 평가했다.
트럼프를 진단한 주치의 헤롤르 본스타인 박사는 “70세인 트럼프는 술 담배를 하지 않는다”며 “키 192㎝(6.3피트) 몸무게 107㎏(235파운드)으로 ‘과체중’ 범주에 속하지만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칼슘 등이 모두 정상으로 건강상태를 요약하면 아주 훌륭하다(excellent)”고 밝혔다.
다만 본스타인 박사는 그러나 최근 4문단짜리 ‘날림’ 건강진단서를 공개한 바 있어 이번 건강진단과 관련해서도 유권자들의 신뢰가 높지는 않다. 힐러리 역시 최근 여론조사에서 힐러리의 건강기록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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