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카(iCar)를 내놓는다던 소문이 무성하던 애플이 자율주행차 개발 계획을 완전 재검토하기로 했다. 10일 뉴욕타임즈(NYT)는애플 내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 “애플이 자율주행차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관련 직원 수십 명을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자율주행차 계획은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년간 진행돼 왔다. 테슬라에서 인력이 대거 애플로 옮겨 가고 한때 관련 직원이 1000명 정도 된다는 보도가 나올정도였다. 지난 7월에는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 시대에 맥북에어, 아이폰 등 하드웨어를 진두지휘해 잡스의 왼팔로 불릴 정도로 신임을 받았던 밥 맨스필드가 아이카 개발에 투입되면서 자율주행차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2021년까지 애플이 자율주행차를 내놓을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들렸지만 사업을 접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진단이다. 자율주행차 개발이 쉽지도 않고 진척이 더디자 아예 자체 개발 계획을 접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애플이 ‘자동차’ 분야를 완전 포기했다기 보다는 자체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관련 회사와 인력을 한꺼번에 인수하는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이처럼 애플이 자율주행차 자체 개발에 손을 뗀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반면 포드는 미국판 콜버스(합승 밴 서비스 업체)를 인수, 모빌리티 회사로 변신 중이다. 1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포드는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출퇴근 시간에 밴(Van)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채리엇(Chariot)을 인수했다. 채리엇은 지난 2014년에 창업한 신생 스타트업이다. 15인승 짜리 포드 밴 100여대를 사용, 출퇴근 시간에 샌프란시스코 전역에서 합승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이 약 100명정도 모이면 운행 루트를 만들 수도 있다. 최소 3달러 정도면 이용할 수 있어 최근 급성장했는데 창업 2년만에 대기업 포드에 인수됐다. 인수 대금은 알려지지 않았다. 포드가 서둘러 채리엇을 인수한 것은 더이상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라 ‘운송수단(모빌리티, Mobility)’ 을 제공하는 회사로 변신하려 하기 때문이다. 포드는 지난달 자율주행차 개발 계획을 밝히고 오는 2021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포드는 자율주행차 1차 수요처로 우버와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 회사를 잡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 포드가 ‘차량 공유 서비스’ 를 이해하기 위해 채리엇을 인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채리엇을 인수한 주체도 ‘포드 스마트모빌리티’라는 지난 3월에 설립된 포드의 자회사다. 포드스마트모빌리티 설립 후 첫 작업으로 채리엇 인수를 선택했다. 포드는 자전거 공유 사업에도 뛰어드는데 뉴욕에서 자전거 공유 사업 중인 모티베이트와 제휴,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에 포드 고바이크스(Ford GoBikes)라는 이름으로 2018년까지 약 7000대의 공유 자전거를 운영할 계획이다. 포드의 이같은 계획은 라이벌 GM과 겹친다. GM도 ‘모빌리티’ 회사로 변신에 박차를 가하면서 차량 공유 서비스 리프트에 5억달러(553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포드의 채리엇 인수를 두고 전문가들은 ‘디트로이트(미국 전통 자동차 제조업)와 실리콘밸리의 결혼이 시작됐다’고 평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