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의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에 대해 재차 경고했다. 루 재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정책연구기관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주최 간담회에서 “지금처럼 세계경제가 취약한 상황에서 중국이 어떤 형태로든 인위적인 외환시장 개입과 수출 주도 성장정책을 구사한다면 미·중간 새로운 긴장 요인을 만들어내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중국측을 압박했다. 지난 6~7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전략·경제 대화에서 중국이 위안화의 의도적 평가절하를 자제하겠다고 합의한뒤 열흘 만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중국의 외환시장 불개입 약속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여전히 중국 정부의 인위적 환율조작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루 장관은 “세계 경제 파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웃 국가의 무역적자를 바탕으로 자국 이익을 챙기는 것은 궁극적으로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긴장 고조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위안화 가치하락이 지속되고 이에 대해 미국이 강경 대응할 경우, 미·중 양국간 이른바 ‘환율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루 장관은 최근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에 중국 상하이증시 A주지수가 편입되지 못한데 따른 충격이 위안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발표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환율정책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5개국을 환율조작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15일 달러대비 위안화 값은 6.6위안대로 주저않으면서 지난 2011년 1월 12일 이후 5년5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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