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남자가 점박이 개 복장을 한 채 뼈다귀장난감을 씹고 있다고 상상해보라. 대부분 웃거나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개처럼 살기로 결심한 남자가 있어 화제다. 바로 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 지상파 ITV 다큐멘터리 ‘인간 개의 감춰진 삶(The Secret Life Of Human Pups)’에 출연한 톰 피터스다.
영국에서 무대 설치 전문가로 일하는 톰은 취미가 개처럼 행동하기다. 방송에서 그는 특수 제작한 점박이 달마티안 복장에 개처럼 짖는 모습을 보였다. 네 발로 걸어 다니는 건 물론 케이지에서 잠을 자고, 그릇에 담긴 개 사료를 먹기도 했다.
톰은 인터뷰에서 “이는 단지 겉으로 흉내만 내는 표면적 수준의 놀이가 아니다. 자연 상태의 근본적인 것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처럼 행동하는 동안은) 돈이나 음식, 일 등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주 단순한 방법으로 서로와 함께 있는 걸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톰의 독특한 취미 때문에 결혼을 포기한 전 약혼자 레이첼 왓슨은 “톰이 남들도 다 하는 평범한 취미를 갖길 바랐지만 그는 그 자신일 뿐”이라며 “그는 ‘개 인간’으로서는 자신감이 넘치지만 ‘톰’일 때는 술집에서 주문도 못하는 사람”이라며 이제는 그를 이해한다고 밝혔다.
‘인간 개’의 삶을 선택한 이는 톰뿐이 아니었다. 방송에 따르면 개처럼 행동해 즐거움을 찾는 이른바 ‘퍼피 플레이(pup play)’는 지난 15년 동안 BDSM(구속, 복종, 가학-피학을 포함하는 성적 활동) 커뮤니티 사이에서 확산해왔다. 현재 참여자들은 무려 1만 명에 달한다.
톰은 “사람들은 이런 제 취미를 더럽다고 말하면서 단지 성적 쾌감을 얻기 위한 행위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서로를 돌봐주면서 가족 같은 유대감과 소속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게이든 트랜스젠더든 다 인정받는 것처럼 우리 커뮤니티도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며 “ 우리는 나쁜 짓을 하려는 게 아닌 보통의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김예린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