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중앙은행(RBA)이 금리동결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1년 만에 0.25%포인트 인하했다. 올들어 확산되고 있는 디플레이션 압력을 꺽기위해서다.
전격적인 금리인하로 호주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고 국채금리가 사상최저치로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RBA는 3일 월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1.75%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RBA는 지난해 2월과 5월 각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하향조정, 사상 최저 수준인 2.0%로 떨어뜨린 바 있다.
글렌 스티븐스 RBA 총재는 이날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한동안 꽤 낮기는했지만 최근 데이터가 예상밖으로 더 낮은 수준으로 나왔다”며 “상품가격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금리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1분기 호주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기대비 0.2% 상승할 것이라는 시장전망과 달리 0.2% 하락한것으로 나오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확 키웠다. 분기 CPI가 전기보다 하락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0.3%)이후 7년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디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지만 시장에선 이번에도 RBA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봤다. 추가적인 금리인하 효과가 불확실한데다 경기침체하에서도 부동산 시장이 이상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지표 등이 줄줄이 추락하고 있지만 중국 자본의 부동산구입이 크게 늘면서 최근 호주 집값은 폭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금리인하로 가뜩이나 거품이 낀 부동산 시장 거품이 더 커지고 중산층 주거비 부담도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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