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황새들이 ‘패스트푸드’에 중독됐다.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즈는 최근 포르투갈에 사는 황새들이 패스트푸드에 중독돼 겨울에도 따뜻한 남쪽으로 서식지를 옮기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르투갈에 사는 황새들은 매년 겨울이 되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로 떠나고는 한다. 그런데 최근 몇 년 간 이 황새들이 추운 겨울이 찾아와도 포르투갈을 떠나지 않고 있어 생태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의 생태학 연구지에 따르면 황새들이 철새 이동을 하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식량’ 때문이었다. 포르투갈의 황새들이 그 지역의 쓰레기 매립장에 버려진 음식물들에 중독된 것이다. 황새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썩은 물고기, 남겨진 치킨 그리고 햄버거였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의 보전 생태학자 알디나 프랑코는 “1980년대 겨울에만 해도 이베리아 반도에서는 황새가 없었다”며 “어느 순간부터 겨울에 이베리아 반도에 머무는 황새의 개체 수가 증가하기 시작했고, 현재 14000 마리 가량의 황새가 겨울에 포르투갈을 떠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황새들이 제때 이동 하지 않으면서 이 지역 생태계의 순환구조에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황새들이 컴퓨터 부품, 철사, 타이어와 같은 쓰레기들을 음식물과 착각하면서 유독성 물질을 섭취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딱딱한 철사나 부품을 집는 과정에서 부리가 손상되기도 하고,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한편 유럽 연합은 2018년 이 지역의 쓰레기 매립지를 폐쇄하고 퇴비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황새들의 ‘패스트푸드점’이었던 이 곳도 사라질 예정이다.
생태학자들은 쓰레기 매립장이 폐쇄된 뒤 황새들이 식량 문제와 서식지를 어떻게 바꿔 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그들은 관찰연구를 진행하며 황새들이 건강하게 생활하고 식량을 해결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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