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을 향한 일본 민관의 구애작업이 벌써부터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의 엔지니어링 업체 지요다는 이란에서 3000억엔(약 3조582억원) 규모의 인프라 공사 수주를 앞두고 있으며, 양국 정부도 이번주 안에 상호간 투자협정에 서명할 방침이다.
3일 NHK는 지요다가 이란 남부 반다르압바스에 위치한 정유공장의 대규모 시설 개보수 공사를 수주하기로 이란 정부와 기본적인 합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정식 계약이 체결되면 내년 중으로 공사가 시작된다. 이는 서방의 대이란 경제제재가 풀린 후 일본 기업이 이란에서 따낸 첫 인프라 사업이 될 전망이다.
양국 정부간 투자환경 개선 협정 체결도 임박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알리 타예브니아 이란 경제·재무장관이 오는 5일 일본을 찾아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을 만날 때 이같은 협정에 서명할 것이라 2일 보도했다.
협정에는 상대국 기업을 내국 기업과 똑같이 대한다는 ‘내국민 대우’, 제3국과 보다 유리한 협정을 맺을 경우 이를 자동으로 적용 받는 ‘최혜국 대우’, 기업과 상대국 정부 사이 분쟁이 발생했을 때의 해결절차, 투자기업 및 투자재산 보호 등의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두 나라는 국회의 승인을 거쳐 협정내용을 연내에 발효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과 이란은 경제제재 해제가 사실상 결정된 지난해 9월부터 실무진급 협의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 각료회의에서 대이란 제재 해제를 의결한 바 있다.
한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국영 TV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기업의 투자 및 제조업 진출과 관련해)우리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핵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미국 이외의 국가들이 펼치던 ‘2차 제재’는 대부분 해제됐지만, 미국이 단독으로 부과한 ‘1차 제재’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1차 제재로 인해 미국인·미국 기업·미국인에게 사실상 지배를 받는 타국 기업 등이 투자에 제약을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같이 발언한 것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한 이란 경제가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다양한 산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가가 오른다 해도, 우리는 원유 이외의 수출품에 더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유가 급락사태에 대해서는 “당연히 유가가 떨어는 것은 우리에게 압박을 주지만, 그 외에도 우리에게는 많은 기회가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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