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연휴를 앞둔 23일(현지시간), 강력한 토네이도가 미국 중남부 지역을 강타해 10명 이상이 숨지고 최소 40명이 다쳤다고 미국 언론이 24일 전했습니다.
빠른 속도로 동진 중인 토네이도는 대서양과 인접한 미국 동남부 지역과 일리노이, 인디애나 주 등 중북부 지방에도 피해를 안길 것으로 기상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안긴 토네이도는 미국 아칸소,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테네시 주를 휩쓸었습니다.
미국 기상청은 강풍과 폭우, 강력한 소용돌이를 동반한 이번 토네이도에 대해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선언했습니다. 토네이도 관측에서 이런 선언이 나온 것은 1년 반만입니다.
미국 폭풍예보센터는 미시시피 주에서만 14개 이상의 토네이도가 발달했고,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1개가 막대한 피해를 안겼다고 발표했습니다.
미시시피 북부에서 위쪽인 테네시 주 서쪽까지 약 241㎞에 달하는 지역이 쑥대밭으로 변했습니다. 이로 인한 사상자와 인명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입니다.
가장 피해가 큰 미시시피 주에서 6명이 목숨을 잃었고, 테네시 주(3명), 아칸소 주(1명)에서도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미시시피 주 홀리 스프링스에 거주하는 7세 소년은 차에 있다가 강풍에 차가 날려 처참하게 파손된 바람에 숨졌습니다. 같은 주 벤턴 카운티에서도 60대 남녀 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습니다.
필 브라이언트 미시시피 주지사는 24일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연방 정부 기관과 함께 피해 복구 작업에 나섰습니다. 복구에 나선 전문가들은 토네이도가 전날 미시시피 북부 지역을 밤에 덮친 바람에 피해가 더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칸소 주에서는 강풍과 폭우로 쓰러진 나무가 집을 덮쳐 18세 여성이 사망하고, 18개월 된 갓난아이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미시시피주 북서부 지역에서는 토네이도로 최소한 20채의 집이 파손됐습니다. 소규모 비행장에서 항공기들이 강풍에 뒤집히면서 다수 승객이 다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정확한 피해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강풍에 박살난 건물과 뿌리째 뽑힌 나무의 잔해 위에 뒤집어진 차량이 토네이도가 할퀴고 간 길목에 즐비하게 널렸습니다.
미시시피 고속도로 순찰대는 토네이도가 접근하자 55번 고속도로의 양방향 진·출입로를 폐쇄했습니다.
빌 럭켓 미시시피 주 클락스데일 시장은 "피해가 엄청나다"며 "나무에 박힌 철판 조각들을 비롯해 전복된 비행기들, 파손된 건물 등이 즐비하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테네시 주 내슈빌의 대형 할인판매점 타깃에서는 토네이도 대피 사이렌이 울리자 소비자와 직원들이 상점 뒤편 대피처에 한데 모인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앨라배마 주 앨라배마 버밍엄 대학은 대학 병원만 열고 모든 학사 일정을 중단했고, 내슈빌 시는 각 사업장에 직원들을 서둘러 집에 보낼 것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조지아 주는 폭우 예보에 따라 홍수 피해를 미리 막고자 41번 고속도로를 폐쇄했습니다.
기상 전문가들은 때아닌 강력한 토네이도의 원인으로 올겨울 북반구의 이상고온 현상을 주도하는 역대급 엘니뇨를 꼽았습니다.
엘니뇨로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대기 불안정으로 직결돼 토네이도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실제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미국 동부 지역 절반 이상이 평년보다 훨씬 높은 21℃의 초여름 기온을 보일 것으로 예보돼 이런 분석을 뒷받침합니다.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리라던 연말연시 미국 이동인구도 크게 줄 전망입니다.
미국 뉴욕의 라과디아, JFK, 뉴어크 등 3개 공항에서만 23일 오후 10시 30분 현재 비행기 275편의 출·도착이 취소됐습니다. 또 여객기 1천200편의 운항이 지연되는 등 항공 대란이 벌어졌습니다.
홍수로 인한 강물 범람으로 홍수 피해도 우려됨에 따라 자동차 운전자의 이동도 많이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자동차협회는 연말연시에 약 1억 명이 이동할 것이라면서 90% 이상이 자동차를 이용하고 5.7%는 비행기를 탈 것으로 예상한 바 있습니다.
배송업체인 페덱스는 이날 성명을 내어 토네이도로 인해 일부 지역의 배송이 지연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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