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인수합병(M&A) 규모가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리서치기관 딜로직 자료를 인용, 올해 전세계에서 성사된 M&A 규모가 4조6000억달러(5413조원)규모에 달했다고 22일 전했다.이전까지 사상 최고치였던 2007년 실적(4조3000억달러)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올해 최대 M&A는 제약회사 화이자가 보톡스업체 앨러간을 사들인 것으로 1486억달러에 달한다. 화이자는 앨러간 인수를 통해 노바티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제약사로 자리매김했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가 업계 2위 영국 사브밀러를 1056억달러에 인수한게 올해 두번째로 큰 M&A였다. 합병 기업이 세계 맥주시장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어선다. 올해 3번째 M&A는 에너지 기업 로열더치셸이 BG그룹을 698억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컴퓨터 회사 델은 데이터 저장장치 업체 EMC를 660억달러에 인수했고, 미국 화학업계 양대 산맥 다우케미컬과 듀폰은 624억달러 규모의 인수합병 계약을 성사시켰다. 또 케이블TV 업체 차터커뮤니케이션은 타임워너케이블을 568억달러에 샀다.
분야별로는 헬스케어·제약업체들의 M&A가 6875억달러로 가장 활발했다. IT기업들의 인수합병 규모는 6070억달러로 뒤를 이었고 부동산, 원유·가스, 통신 분야 M&A도 공격적으로 진행됐다.
올해 글로벌 M&A 규모가 사상최대 수준으로 치솟은 것은 전세계적인 저성장과 저인플레이션에 직면한 글로벌 기업들이 외형확대 수단으로 인수합병 카드를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글로벌 유동성이 풍족해 저리 자금을 M&A 실탄으로 활용할 수 있었던 자금조달 환경도 일조했다.
하지만 내년 M&A 시장은 올해만큼 활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통한 통화긴축에 들어선데다 투자위험이 큰 정크본드시장 유동성이 쪼그라들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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