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가 처음으로 일본 엔화를 제치고 세계 4위 거래 통화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국이 추진하는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 환거래 통신을 관장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정(SWIFT)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위안이 처음으로 엔을 제치고 4위 거래 통화에 올랐다. 전세계 거래통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9%로 사상 최고다. 작년 1월(1.39%)과 비교하면 위안 거래비중이 2배로 오른 셈이다. 달러화가 44.8%로 8월에도 1위를 고수했으며,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각각 27.2%와 8.5%로 뒤를 이었다. 위안화는 신용장 발급 비율로는 9.1%로, 80.1%를 기록한 달러에 이어 2위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SWIFT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위안화가 지난 8월 전격 절하됐음을 상기한뒤 “8월말에 위안화 결제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 순위 상승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위안화 환율 급변을 예상한 거래 수요가 몰렸다는 의미다.
펑파이를 비롯한 중국 매체들은 위안화 거래순위 상승이 IMF의 SDR 통화 바스켓에 포함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내달 총회를 열어 위안화의 통화바스켓 편입 여부를 논의하는데 국제 거래비중도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전세계 100여개국의 1000여개 은행이 중국, 홍콩과 결제하는데 위안화를 사용하고 있으며 금융허브 싱가폴과 영국이 전체 거래액의 절반을 차지한다.
한편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지난 3분기 1800억달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9월 외화 보유액이 3조5141억 달러(약 4100조원)로 전달과 비교해 433억달러 줄었다고 7일 밝혔다. 중국의 외화보유액은 8월에도 939억달러 급감했다.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을 방어하는데 보유외환을 대거 푼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8월 중순 위안화 가치 절하 이후 위안화 가격이 급락하자 외환당국이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였다는 것이다. 중국 외환보유액은 여전히 세계 1위지만 지난해 6월 고점(3조9932억 달러) 대비 12% 가까이 줄어든 상태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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