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해외 생산 비중과 투자를 줄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자동차 수요가 늘고 있지 않은데다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3년 연속 하락하면서 해외보다는 일본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23일 로이터에 따르면 도요타는 렉서스 생산을 위한 중국 공장 설립을 2018년 이후로 연기했다. 렉서스는 도요타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다. 도요타 측은 “중국 자동차 시장이 과거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 않아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 현지 공장을 짓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당분간 일본 생산 기지에서 렉서스 모델을 생산해 중국에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중국 자동차 시장은 판매량 기준으로 전년 대비 1.4% 성장하는데 그쳤다. 차이나데일리는 “제규어의 랜드로버, GM의 캐딜락 등과 같은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생산을 시작하면서 경쟁이 심화된 점도 도요타가 중국 현지 공장 건설을 연기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이 자국으로 생산라인을 옮기는 ‘제조업 유(U)턴’ 시도는 뚜렷해지고 있다.
도요타는 캐나다 공장에서 만들던 북미 수출용 렉서스 RX를 일본내 미야타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혼다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중인 소형차 ‘피트’를 내년 3월부터 사이타마현 요리이 공장에서 연 3만대씩 생산할 예정이다. 닛산도 내년 초부터 규슈 공장에서 소형 SUV ‘로그’를 연 10만대 생산, 미국에 수출한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심해지자 미국 내 유일한 생산거점인 일리노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매각을 검토중이다. 미쓰비시는 미국 크라이슬러와 합작한 이 공장을 1998년부터 가동했다. 2002년만 해도 이 공장은 연간 20만대 넘게 자동차를 만드는 북미 지역의 생산 거점이었는데 현재는 세단 대신 SUV 생산라인만 남아있다.
[김대기 기자 /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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