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돈줄’이 흔들리고 있다. 자선재단을 통한 후원금 모집에 의혹이 커지면서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속속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당원의 지지는 여전히 굳건하지만 “솔직하지 못하다”는 대중의 평가가 확산되고 있어 힐러리의 대세론 가도에 타격이 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세계적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은 지난 4일 앞으로 클린턴의 자선재단과 연관된 후원활동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엑손모빌 대변인은 “최근 클린턴 재단이 회계부정으로 감사받는 일과 엑손모빌은 전혀 연관되어 있지 않으며 지난 2009년 이후 매년 유지해왔던 후원을 올해는 끊기로 했다”고 밝혔다.
엑손모빌 뿐만 아니다. 이어 세계적 농업기업인 몬산토 역시 클린턴 재단과의 파트너십 관계를 재검토키로 결정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그간 거액을 후원했던 ‘돈줄’ 들이 이탈하고 있는 것은 과거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시절 거액의 자금을 재단을 통해 모집한 사실에 대해 의혹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NYT)는 최근 “러시아인들이 2009~2013년 ‘우라늄 원’이라는 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 클린턴재단이 연루됐다”며 “힐러리 전 장관 재직 시 국무부가 우라늄 거래에 대한 인허가권을 갖고 있었는데 우라늄 원의 회장이 235만달러(약 25억원)를 클린턴재단에 기부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특히 클린턴재단은 지난 4일(현지시간) 부터 모로코에서 해외자선금 모집을 위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는 데 이번 컨퍼런스가 불법적으로 광물을 채취하고 있는 모로코 정부 소유 기업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 커지고 있는 중이다.
‘OCP’(Office Cherifien des Phosphates)란 이름의 이 기업은 클린턴 재단에 대략 100~500만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단체를 비롯해 공화당 의원들은 이같은 클린턴 재단 행사에 대해 “OCP그룹은 웨스턴 사하라 지역의 원주민들 동의없이 탄광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공정한 무역질서도 저해하고 있다”며 맹비난 하고 있다.
물론 클린턴 재단측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재단 운영자이자 클린턴 부부의 딸인 첼시 클린턴은 “우리 가족은 회계감사가 낯선 사람들도 아니며 재단은 수년간 엄격한 감시를 거쳐왔다”며 “계속된 의혹제기는 정치적인 것일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의혹이 잇따르면서 힐러리 인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이 미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공동 조사해 5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를 보면 클린턴 전 장관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이 42%로 나타났다.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 캠페인을 공식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7주 전보다 6%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을 정직하고 솔직하다고 보는 비율은 지난해 조사에서는 38%였지만 이번에서는 25%로 떨어졌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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