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체코, 루마니아 등 동구권에서 집권세력에 대한 불만 표출과 함께 변혁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는 17일(현지시간) 공산정권을 무너뜨린 '벨벳혁명' 25주년을 맞아 시민 수천명이 친(親)러시아 성향의 말로스 제만 대통령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축구 시합에서 퇴장을 뜻하는 레드카드와 '제만 타도', '러시아의 속국이 되긴 싫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에 나섰다.
또 시위대 수백명은 벨벳혁명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한 제만 대통령을 향해 휘파람을 불거나 소리치며 연설을 방해하기도 했다.
이 제막식 도중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이 제만 대통령을 겨냥한 달걀에 맞기도 했다.
이날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국회의사당 근처에서도 정부의 부패를 규탄하고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번 시위까지 포함해 부다페스트에서는 최근 한 달 새 네 번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공공 분노의 날'이라고 이름 붙은 이 행사는 부다페스트 외에도 헝가리의 20개 도시와 런던, 베를린, 스톡홀름 등 유럽 다른 국가의 수도에서도 열렸다.
한편 루마니아에서는 여권의 부패 청산을 원하는 민심에 따라 야권 단일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16일 열린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클라우스 요하니스 후보가 54.6%의 득표율로 빅토르 폰타 현 총리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요하니스 당선인은 독일계 물리학 교사 출신으로 3선에 성공했지만 경쟁자였던 폰타 총리에 비해서는 지지기반과 정치적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정치인과 공직자의 부패 추문에 질린 루마니아 민심은 부정부패 청산을 내세운 요하니스 당선인의 손을 들어줬다.
또 민주적 정치 과정에 익숙한 재외 루마니아 이주 노동자가 폰타 총리 체제에 환멸을 느끼고 야권에 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BBC 방송은 분석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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