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장기 억류중인 영국인 기자가 잡지 기사를 통해 곧 참수될 지 모른다는 공포를 토로했다.
12일(현지시간) 더타임스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발행된 IS 잡지 '다비크(Dabiq)'에 2년 전 시리아에서 피랍된 영국인 사진기자 존 캔틀리의 기사가 게재됐다.
캔틀리는 이 기사에서 "나는 여전히 살아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무자헤딘(이슬람 전사)의 인내심은 분명 바닥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제임스 폴리 등 IS가 참수 영상을 공개한 서방 인질 4명의 이름을 언급하며 "그들은 한 명씩 방을 걸어 나간 뒤 되돌아오지 않았다"며 "그들이 죽음을 맞게 될 것이란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참수된 이들과 서로 의지하며 지냈었지만 지금은 어두운 방 안에 매트리스와 함께 남겨졌다고 공포감을 드러냈다.
캔틀리는 아내를 비롯한 가족과 친구들이 영국 정부가 몸값을 지불하고 자국민을 구하는 유럽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따르도록 압박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그는 "죽음이 두렵지는 않다"면서 "만약 종착지에 닿았다면 허망한 항복이 아니라 정당한 싸움이었다고 여기고 싶다"고 의연한 모습도 내비쳤다.
이 기사가 캔틀리가 직접 작성한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IS가 기사 작성에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했는 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그의 친구들과 전문가들은 더타임스에 이 기사가 캔틀리가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안보전문가인 올리버 귀타는 더타임스에 "글이 전개된 방식과 2년간 억류된 인질의 심리 상태로 판단하면 본인이 작성한 글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IS의) 선전물로 볼 수도 있겠지만 프랑스나 이탈리아 인질들은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나는데 왜 영국 인질들만 죽어야 하는지 의문을 갖는 것은 합당하다"고 덧붙였다.
캔틀리는 아직 IS의 참수 대상으로 지목되지는 않았다. IS는 지난 3일 영국인 인질 앨런 헤닝의 참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미국인 자원봉사자 피터 캐식을 5번째 참수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날 캔틀리가 출연하는 IS의 4번째 선전 영상도 인터넷에 공개됐다.
세 번째 희생자였던 영국인 인질 데이비드 헤인즈가 참수된 직후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영상에서 캔틀리는 "최근 헤인즈를 비롯한 3명의 동료들이 처형됐지만 데이비드 캐머런(영국 총리)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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