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환자를 돌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신약 '지맵' 덕에 목숨을 건진 미국인 의사 켄트 브랜틀리(33)가 죽음의 문턱을 밟았던 체험담을 털어놨다.
2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시빌의 자택에서 브랜틀리와 브랜틀리의 아내 앰버를 만나 진행한 인터뷰를 방영했다.
2주 전 애틀랜타의 에모리대 부속 병원에서 퇴원한 그는 다소 야위었지만 건강한 모습이었다.
브랜틀리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그나마 아내와 자녀들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고 털어놨다.
감염 확진을 받기 사흘 전에 아내와 자녀는 미국 텍사스에서 열리는 가족 결혼식에 참석하러 라이베리아를 떠났다. 브랜틀리는 지난 7월23일 아침에 체온이 38℃까지 올라가면서 몸에 이상을 느꼈을 땐 "제발 말라리아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지만 검사 결과 말라리아가 아닌 것으로 판명나자 이번에는 뎅기열이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라이베리아에서 브랜틀리를 맡은 의료진은 그가 하룻밤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의료진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브랜틀리는 호흡이 가빠지고 전신이 심하게 떨리자 "이제 곧 죽겠구나"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간호사에게 "많이 아프다. 더 버티기 힘들다. 곧 죽을 것 같다"고 자포자기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내 앰버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이 어떻게 죽어갔는지 너무나 잘 알기에 정말 무서웠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브랜틀리와 여성 선교사 낸시 라이트볼(59)은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자 미국으로 후송돼 개발 중인 치료제 지맵을 투약받아 완치됐다.
지맵은 당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조차 하지 않은 상태였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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