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일제의 잔학성을 상징하는 세균전 부대 '731부대' 유적을 내년에 추가로 개방하기로 했다.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에 있는 '중국 침략 일본군 731부대 죄증(罪證) 진열관'은 731부대 유적의 핵심구역인 세균실험실과 특별감옥 터를 내년에 개방할 계획이라고 신화망(新華網)이 8일 보도했다.
세균실험실과 특별감옥은 일본군이 세균무기 연구·개발을 위해 중국인, 조선인, 러시아인 등을 가두고 생체실험을 자행한 현장이다.
이들 시설은 1945년 일본군이 패주하면서 731부대 안의 다른 건물들과 함께 폭파해 지상 부분은 남아있지 않다.
진열관 측은 현재 진행 중인 길이 170m, 폭 140m 규모의 세균실험실, 특별감옥 터에 대한 발굴·정리사업을 올해 안에 마치고 일제 패망 70주년인 내년에 개방할 예정이다.
진열관 진청민(金成民) 관장은 "세균실험실과 특별감옥은 731부대가 세균무기 연구와 생체 해부 실험을 자행한 직접적인 증거"라고 강조했다.
일본군은 패주 당시 130채나 됐던 하얼빈 주둔 731부대 시설물 대부분을 폭파했지만, 당시 본부 건물은 남아 전쟁 종료 후 중학교로 사용되다가 2001년부터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는 731부대 죄증 진열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731부대 유적지는 24만8000㎡ 크기이며 본부 건물(현 진열관) 이외에도 보일러실, 생체 냉동실험실, 세균무기 제조시설, 세균 배양용 쥐 사육시설 등의 잔해가 남아 당시의 참상을 전하고 있다.
중국 학계는 현재까지 중국 전역에서 공식 확인된 731부대 세균 실험 희생자만 조선인 6명을 포함해 3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하얼빈 731문제 국제연구센터는 기밀 해제된 미국의 2차 대전 관련 문서 가운데 731부대 조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731부대가 최소한 10종류, 2470발의 세균탄을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최근 발표했다.
센터는 1946년 미군이 731부대의 초대 부대장인 이시이 시로(石井四郞) 등을 심문한 '알보르 톰슨' 보고서를 인용해 731부대가 1937~1942년 탄저균, 페스트균, 장티푸스균 등을 주입한 각종 폭탄 2470발을 제작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토양 오염용 폭탄과 세균안개 살포용 폭탄, 상처 부위를 감염시켜 숨지게 하는 쇄편(碎片)탄 제조용 폭탄 등이 포함돼 있었다고 센터는 설명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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