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군의 차세대 스텔스기 도입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F-35, F-15SE, 유로파이터 타이푼(사진 왼쪽부터). <사진 제공=공군·보잉>
중국이 최근 자체 개발한 스텔스기 `J(젠)-20` 시험비행에 성공한 데 자극받아 일본도 독자 기술의 스텔스기 개발 완료 시점을 앞당기는 문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군 당국은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하는 차세대 전투기(FX 3차) 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30일 "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정부 내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올해 정책연구 용역비 예산 3억원이 반영돼 있지만 필요하면 방위력 개선사업 예산 조정을 통해 사업 착수금도 추가로 편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시험비행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스텔스기 `J(젠)-20`의 성능과 제원에 비상한 관심을 가져왔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J-20의 시험비행이 알려진 뒤 "중국 스텔스기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라"는 지시를 방위사업청에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방사청 관계자는 "J-20의 기체 형태를 다른 기종과 비교 분석하고 이륙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판독한 결과 Su-27(러시아 스텔스기)과 F-22(미국 스텔스기)의 중간 정도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RCS(레이더 회피율)도 F-22의 약 10분의 1 수준일 것으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보고를 받은 김 장관은 최근 방사청에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대해 "빨리 추진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정부 내 목소리가 커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져 이르면 2015년부터 전력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방사청은 내년 초 사업공고를 통해 후보업체들의 제안서를 받고 업체가 제시한 기종에 대한 시험평가를 거쳐 내년 8월 기종을 선택해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방사청 관계자는 "계약 체결 이후 첫 물량을 인수받기까지 4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2016~2020년(60대 도입 기준)에 전력화할 수 있다"며 "사업 추진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면 2015년부터 전력화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차세대 전투기 후보 기종으로는 록히드 마틴의 F-35, 보잉의 F-15SE,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타이푼(개량형) 등이 거론된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도입 시기가 같은 2016년을 목표로 자체 스텔스 전투기인 `신신(心神ㆍATD-X)`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7년 일부 일본 언론은 "일본 방위성이 2008년 4월 스텔스기 개발 6개년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보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 스텔스기 개발로 완성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날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실제 전투기의 5분의 1 크기인 무인 모델기를 이미 완성한 상태다. 일본은 또 미국 영국 등 9개국이 공동 개발하는 스텔스기 F-35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또 다른 스텔스기인 F-22기를 미국에서 도입하려다 좌절되자 F-35기를 대체 도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 임태우 기자]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