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아시안투어가 공동 개최하는 제38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4억원)을 마친 선수들이 엄지를 치켜세웠다. 3개 투어 선수들은 "각 투어의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과 경쟁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11일 일본 나라현 고마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3개 투어의 톱랭커들이 대거 출전한 만큼 우승 경쟁도 치열했다. 정상에 오른 건 JGTO를 주무대로 삼고 있는 히가 가즈카(일본)다. 합계 20언더파 264타를 적어낸 히가는 공동 2위 조민규(34), 신용구(캐나다), 타라왓 카위시리반딧(태국)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골퍼에게 가장 큰 기쁨은 우승이지만 혜택도 상당하다. 우승 상금으로 2억5200만원을 받은 히가는 3개 투어 출전권을 받는 겹경사를 누렸다. 히가가 가장 기뻐한 건 3개 대회 출전권이다. 각 투어에서 1시즌 이상 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만큼 히가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히가는 "3개 투어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대회인 만큼 꼭 우승하고 싶었다. 신한동해오픈은 다른 대회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는 것 같다"며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 대회도 출전할 수 있게 된 만큼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GS칼텍스 매경오픈과 한국오픈에는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나가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 역시 3개 투어 출전권 때문에 우승에 대한 남다른 욕심을 드러냈다. 코리안투어 통산 상금랭킹 1위 박상현(39)은 "우승 상금 만큼 값진 게 출전권이라고 생각한다. 한 시즌을 대회 출전 걱정 없이 칠 수 있는 것처럼 선수들에게 좋은 건 없다"며 "해외 투어 진출에 대한 욕심이 있는 선수들에게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3개 투어 공동 개최 대회를 치른 선수들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요섭(26)과 윤성호(26) 등 코리안투어 선수들은 "각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들답게 실력이 뛰어났다.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이 배웠다"며 "해외 투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대회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JGTO 선수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JGTO 선수협회장이자 통산 16승을 거둔 다니하라 히데토(일본)는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어 즐거웠다. 다른 투어 선수들과 우승을 놓고 경쟁하는 건 기분 좋은 일"이라며 "JGTO에서 활약하는 황중곤, 박상현 등을 제외하고도 실력이 뛰어난 한국 선수가 많은 것 같다. 아시아에서 내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2020~2021시즌 상금랭킹 3위에 올랐던 키노시타 료스케(일본)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 단계 성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키노시타는 "새로운 선수들과 경쟁하며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보완해야할 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최종 목표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가는 것인 만큼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될 것 같다. 이번 대회를 발판삼아 한 단계 더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JGTO와 아시안투어 선수들은 기회가 된다면 코리안투어에 꼭 출전하고 싶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JGTO 통산 5승의 호시노 리쿠야(일본)는 "내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 중 하나가 해외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9년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낸 만큼 꼭 한 번 가고 싶다"며 "실력 향상과 함께 기대되는 건 음식이다. 한국에서 삼겹살을 너무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는데 다음에 한국을 방문하면 꼭 삼겹살집을 가려고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10억원을 투자해 코스를 재정비한 고마컨트리클럽에 대한 만족감도 상당했다. 문도엽은 "코스 상태는 완벽했다. 페어웨이에서는 플라이어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고 그린 위에서는 공이 본대로 갔다"며 "연습 환경 역시 흠잡을 때가 없었다. 컷 탈락한 선수들이 주말에 연습장을 찾아 연습할 정도로 좋았다. 선수들을 위해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준 주최측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나라(일본) =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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