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골프 무대에서 부활의 노래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고 있다. 옛 세계랭킹 1위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3년만에 우승했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골든 보이' 조던 스피스(미국)가 3년 9개월만에 우승하는 부활의 샷을 날렸다. 만 47세의 스튜어트 싱크(미국)는 지난 해 9월 11년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더니 지난 주 RBC 헤리티지에서 우승하면서 한 시즌에 2승을 거둔 네번째 만 47세 이상 선수가 됐다.
스피스는 "정말 먼 길이었다. 골프에는 정상과 바닥이 있지만 이렇게 바닥에서 오래 있을 줄 몰랐다. 다른 어떤 우승보다 기쁘다"며 그동안 했던 마음 고생을 표현하기도 했다. 물론 그들의 부활이 노력 없이 거저 얻어진 것은 아니다. 싱크는 나이에 맞는 좀 더 효율적인 장비로 교체하고, 새로운 트레이너를 영입해 샷 거리를 늘리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리디아 고 역시 샷 거리가 확연히 늘었다. 리디아 고의 경우 2019년만 해도 드라이브샷 거리가 152위(245.4야드)에 불과했지만 지난 해 57위(254.4야드)에 이어 올해도 61위(261.4야드)로 2년 전에 비해 확실히 멀리 치고 있다.
왕년의 스타들이 부활의 나래를 활짝 펴면서 LPGA 투어에서 오랫동안 승수를 더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여자골퍼들이 언제 우승 시계를 다시 돌릴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장 먼저 우승 소식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는 이미 국내 무대에서 뛰면서 부활의 조짐을 알린 김효주다.
김효주 [AFP = 연합뉴스]
2016년 1월 퓨어 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 이후 지독한 우승 가뭄에 시달리던 김효주는 지난 해 코로나 19 탓에 국내 무대에 주력하면서 2승을 거두는 활약을 펼쳤다. LPGA 우승도 머지 않은 분위기다. 올해 LPGA로 복귀한 김효주는 아직 톱10 입상이 한번 뿐이지만 평균타수에서 8위(69.7타)에 오를 정도로 정교한 샷을 보여주고 있다.2018년 10월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 이후 잠잠한 전인지의 샷도 올해 완연히 전성기 때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아쉬운 점은 전인지가 스스로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다.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3연속 톱10 행진을 벌이던 전인지는 기아클래식에서 스코어카드에 사인을 하지 않는 바람에 실격을 당한 뒤 부진한 모습이다. 다음 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컷탈락했고 롯데 챔피언십에서도 공동43위에 머물렀다.
2018년 6월 마이어 클래식 이후 우승 시계가 멈춘 유소연도 이미 지난 해 국내에서 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부활의 전조를 보여준 경우다. 유소연은 마이어 클래식 우승 후 준우승만 네번 기록하고 있다.
박성현 [AP = 연합뉴스]
박성현이 언제 부활의 샷을 쏠 지도 관심사다. 올해 네번 출전해 세번이나 컷오프를 당하는 등 박성현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박성현의 가장 최근 우승은 2019년 6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이다.외국 선수 중에서는 한 때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2018년 7월 레이디스 스코티시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지독한 '무승 사슬'에 묶여 있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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