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경기도 고양) 이상철 기자
아우에 고전하던 형이 자존심을 지켰다. 24년 만에 열린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공식 대결, 벤투호와 김학범호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9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스페셜 매치 1차전에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과 2-2로 비겼다.
전반전을 0-1로 뒤진 채 마친 올림픽대표팀은 후반 4분 송민규의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후반 12분 권경원의 자책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에 이정협이 동점 골을 넣어 벤투 감독을 웃게 했다.
두 대표팀이 각각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과 2020 도쿄 올림픽 본선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기부금 1억 원이 걸려 있으나 ‘친선경기’의 성격이 짙었다.
그렇다고 ‘결과’를 놓치고 싶지 않은 태극전사였다. 김 감독도 “예전보다 더한 맞불을 놓아야 경기가 재밌지 않겠나. 그런 부분에서 더 강하게, 공격적으로 접근할 것이다”라고 출사표를 밝혔다.
선전포고를 실천으로 옮겼다. 벤투호에 선발된 이동경 원두재 이동준이 빠졌지만, 김학범호는 조규성 조영욱 정승원 정태욱 송범근 등 주축 선수를 모두 베스트11에 포함했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손흥민 황희찬 황인범 이강인 등 해외파를 부르지 못한 벤투호는 ‘실험’을 택했다.
새 얼굴 점검에 중점을 뒀다. 벤투 감독은 공식 경기에 김지현 원두재 한승규 이주용을 처음으로 기용했다. 이동경과 이영재도 지난해 A매치 2경기만 뛰었을 뿐이다.
초반엔 동생들이 형들을 괴롭혔다. 김 감독의 지시를 받은 올림픽대표팀은 강한 압박으로 국가대표팀을 위협했다. 그러나 10분이 지나면서 몸이 풀린 국가대표팀이 주도권을 잡고 밀어붙였다.
0의 균형도 빨리 깨졌다. 전반 13분 이주용이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올림픽대표팀의 비어있는 공간으로 침투했다. 이동경이 이를 정확히 포착했다. 이동경의 패스를 받은 이주용은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국가대표팀은 이영재의 연이은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 골을 노렸으나 정확도가 떨어졌다. 수세에 몰리던 올림픽대표팀도 한 차례 반격을 펼쳤다. 전반 30분에 송민규가 헤더 슈팅을 했지만, 골키퍼 조현우의 품으로 향했다.
후반전은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좀 더 손발을 맞춘 시간이 많았던 동생들이 힘을 냈다. K리그1 영플레이어상 후보 0순위로 꼽히는 송민규가 조현우의 거미손을 뚫었다.
후반 4분 이동경의 패스 미스로 얻은 기회를 놓쳤던 송민규는 30초 뒤에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재치 있는 드리블 돌파로 수비수 3명을 따돌리고 감각적인 슈팅으로 국가대표팀의 골문을 열었다.
사기가 충만해진 올림픽대표팀이 흐름을 잡았다. 강한 압박으로 점유율을 높이며 국가대표팀 수비를 흔들더니 뒤집기에 성공했다.
후반 12분 정승원의 대포알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에 막혔으나 골문 앞을 건네준 조규성의 헤더 패스가 벤투호 주장 권경원의 몸을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두 대표팀의 희비가 엇갈린 순간이었다. 올림픽대표팀은 1골의 리드를 지키겠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고삐를 늦추지 않고 공세를 펼쳤다. 조현우가 후반 19분과 36분 엄원상의 공격을 막지 못했다면, 벤투호는 대패할 수도 있었다.
양보할 수 없던 국가대표팀도 막바지에 강펀치를 날렸다. 후반 43분 역습 기회에서 김인성의 도움을 받아 이정협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2-2 무승부. 동생들의 속도와 압박에 형들이 꽤 진땀을 흘렸던 하루다.
한편, 두 대표팀은 12일 오후 8시에 같은 장소에서 두 번째 대결을 벌인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우에 고전하던 형이 자존심을 지켰다. 24년 만에 열린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공식 대결, 벤투호와 김학범호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9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스페셜 매치 1차전에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과 2-2로 비겼다.
전반전을 0-1로 뒤진 채 마친 올림픽대표팀은 후반 4분 송민규의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후반 12분 권경원의 자책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에 이정협이 동점 골을 넣어 벤투 감독을 웃게 했다.
두 대표팀이 각각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과 2020 도쿄 올림픽 본선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기부금 1억 원이 걸려 있으나 ‘친선경기’의 성격이 짙었다.
그렇다고 ‘결과’를 놓치고 싶지 않은 태극전사였다. 김 감독도 “예전보다 더한 맞불을 놓아야 경기가 재밌지 않겠나. 그런 부분에서 더 강하게, 공격적으로 접근할 것이다”라고 출사표를 밝혔다.
선전포고를 실천으로 옮겼다. 벤투호에 선발된 이동경 원두재 이동준이 빠졌지만, 김학범호는 조규성 조영욱 정승원 정태욱 송범근 등 주축 선수를 모두 베스트11에 포함했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손흥민 황희찬 황인범 이강인 등 해외파를 부르지 못한 벤투호는 ‘실험’을 택했다.
새 얼굴 점검에 중점을 뒀다. 벤투 감독은 공식 경기에 김지현 원두재 한승규 이주용을 처음으로 기용했다. 이동경과 이영재도 지난해 A매치 2경기만 뛰었을 뿐이다.
양보 없는 대결. 벤투호와 김학범호가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스페셜 매치 1차전을 치렀다. 사진(경기도 고양)=김영구 기자
초반엔 동생들이 형들을 괴롭혔다. 김 감독의 지시를 받은 올림픽대표팀은 강한 압박으로 국가대표팀을 위협했다. 그러나 10분이 지나면서 몸이 풀린 국가대표팀이 주도권을 잡고 밀어붙였다.
0의 균형도 빨리 깨졌다. 전반 13분 이주용이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올림픽대표팀의 비어있는 공간으로 침투했다. 이동경이 이를 정확히 포착했다. 이동경의 패스를 받은 이주용은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국가대표팀은 이영재의 연이은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 골을 노렸으나 정확도가 떨어졌다. 수세에 몰리던 올림픽대표팀도 한 차례 반격을 펼쳤다. 전반 30분에 송민규가 헤더 슈팅을 했지만, 골키퍼 조현우의 품으로 향했다.
후반전은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좀 더 손발을 맞춘 시간이 많았던 동생들이 힘을 냈다. K리그1 영플레이어상 후보 0순위로 꼽히는 송민규가 조현우의 거미손을 뚫었다.
후반 4분 이동경의 패스 미스로 얻은 기회를 놓쳤던 송민규는 30초 뒤에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재치 있는 드리블 돌파로 수비수 3명을 따돌리고 감각적인 슈팅으로 국가대표팀의 골문을 열었다.
사기가 충만해진 올림픽대표팀이 흐름을 잡았다. 강한 압박으로 점유율을 높이며 국가대표팀 수비를 흔들더니 뒤집기에 성공했다.
벤투호와 김학범호가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스페셜 매치 1차전을 치렀다. 이날 김학범호의 공격수 송민규(왼쪽)는 가장 인상적인 태극전사였다. 사진(경기도 고양)=김영구 기자
후반 12분 정승원의 대포알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에 막혔으나 골문 앞을 건네준 조규성의 헤더 패스가 벤투호 주장 권경원의 몸을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두 대표팀의 희비가 엇갈린 순간이었다. 올림픽대표팀은 1골의 리드를 지키겠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고삐를 늦추지 않고 공세를 펼쳤다. 조현우가 후반 19분과 36분 엄원상의 공격을 막지 못했다면, 벤투호는 대패할 수도 있었다.
양보할 수 없던 국가대표팀도 막바지에 강펀치를 날렸다. 후반 43분 역습 기회에서 김인성의 도움을 받아 이정협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2-2 무승부. 동생들의 속도와 압박에 형들이 꽤 진땀을 흘렸던 하루다.
한편, 두 대표팀은 12일 오후 8시에 같은 장소에서 두 번째 대결을 벌인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