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안준철 기자
LG트윈스가 천신만고 끝에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마운드가 전체적으로 붕괴될 조짐을 보인 가운데 마무리 고우석(22)이 아웃카운트 5개를 책임지는 세이브를 거두며 팀을 구해냈다. 말 그대로 ‘수호신’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한 것이다.
LG는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t위즈전에서 13-8로 이겼다. 선발 타일러 윌슨이 3회말 잘 던지다가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마운드 운영은 외줄타기와 같았다. 뒤이어 올라온 이정용이 3회말 2사 1, 2루 위기는 잘 막았지만, 4회 실점하며 5-2로 쫓겼고, 진해수가 불을 껐지만, 5회 강백호에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역시 불을 끄러 올라온 믿을맨 정우영까지 황재균에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6회초 베테랑 박용택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6-5로 앞서나갔지만, 6회말 올라온 최동환이 6-6 동점을 허용한 뒤 강백호에 솔로포를 얻어맞고 6-7로 전세가 뒤집혔다.
하지만 7회말 송은범이 네 타자를 상대해 무실점으로 막았고, 8회초 4득점하며 10-7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8회말 올라온 이상규는 불안했다. 선두타자 조용호에 볼넷, 멜 로하스 주니어에 안타를 맞은데 이어, 강백호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다시 10-8로 쫓기며 무사 1, 2루 위기가 계속됐다. 이상규의 제구가 흔들리는 가운데, 번트 자세를 취하던 대타 문상철을 삼진으로 잡고 한숨 돌렸다. 그리고 1사 1, 2루에서 고우석 차례였다.
고우석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kt 타선을 압도했다. 첫 타자 박경수를 내야 뜬공으로 잡아낸 뒤 장성우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고우석의 구속은 155km까지 찍혔다.
고비를 넘긴 LG는 9회초 3점을 뽑아내며 13-8의 넉넉한 리드를 잡았다. 고우석은 이후 9회말 삼자범퇴로 팀 승리를 지켰다. 자신은 15세이브를 챙겼다.
선발부터 불펜까지, 그나마 가장 믿을만한 투수들을 총동원하고도 패할 수 있었던 아찔한 경기를 고우석이 지켜낸 것이었다.
경기 후 고우석은 “오늘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만 하고 마운드에 올라갔다”고 덤덤히 말했다.
1주일 전인 지난달 27일 공교롭게도 고우석은 수원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1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배정대에 역전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1주일 뒤 이를 완벽히 설욕한 것이다. 물론 수비 실책이 겹친 악몽이었다. 고우석은 “1주일 전 기억은 하지 않았다. 그냥 그때 팀이 졌다는 생각만 했다. 원래 결과에 얽매이는 성격은 아니다”라며 “당시 야수들에게 서운한 건 전혀 없었다. 그 동안 야수들의 좋은 수비 덕을 봤기에 실수가 나오더라도 내가 막으면 되는 것이었다. 그냥 야수들 짐을 덜어주지 못해 내가 미안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LG 마운드, 특히 불펜이 지친 상태라는 걸 고우석도 잘 알고 있다. 멀티 이닝을 책임지더라도 묵묵히 던지는 이유다. 그는 “멀티 이닝 투구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며 "내가 좀 더 잘해서 불펜투수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던지고 있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물론 고우석 자신의 몸상태도 생각하면서 던져야 한다. 고우석은 시즌 초반 무릎 연골 손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최근 1이닝 이상을 소화하는데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하지만 고우석은 “내 몸은 괜찮다. 지금 팀이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 연투, 이닝 등 한계를 설정하지 않고 모든 힘을 쏟아내고 있다”며 “나가라면 나가야 하는 게 마무리 투수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충분히 쉬게 배려를 해주신다. 최선을 다해 공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고우석이라는 버팀목이 있어 한숨 돌릴 수 있는 LG 마운드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LG트윈스가 천신만고 끝에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마운드가 전체적으로 붕괴될 조짐을 보인 가운데 마무리 고우석(22)이 아웃카운트 5개를 책임지는 세이브를 거두며 팀을 구해냈다. 말 그대로 ‘수호신’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한 것이다.
LG는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t위즈전에서 13-8로 이겼다. 선발 타일러 윌슨이 3회말 잘 던지다가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마운드 운영은 외줄타기와 같았다. 뒤이어 올라온 이정용이 3회말 2사 1, 2루 위기는 잘 막았지만, 4회 실점하며 5-2로 쫓겼고, 진해수가 불을 껐지만, 5회 강백호에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역시 불을 끄러 올라온 믿을맨 정우영까지 황재균에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6회초 베테랑 박용택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6-5로 앞서나갔지만, 6회말 올라온 최동환이 6-6 동점을 허용한 뒤 강백호에 솔로포를 얻어맞고 6-7로 전세가 뒤집혔다.
하지만 7회말 송은범이 네 타자를 상대해 무실점으로 막았고, 8회초 4득점하며 10-7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8회말 올라온 이상규는 불안했다. 선두타자 조용호에 볼넷, 멜 로하스 주니어에 안타를 맞은데 이어, 강백호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다시 10-8로 쫓기며 무사 1, 2루 위기가 계속됐다. 이상규의 제구가 흔들리는 가운데, 번트 자세를 취하던 대타 문상철을 삼진으로 잡고 한숨 돌렸다. 그리고 1사 1, 2루에서 고우석 차례였다.
고우석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kt 타선을 압도했다. 첫 타자 박경수를 내야 뜬공으로 잡아낸 뒤 장성우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고우석의 구속은 155km까지 찍혔다.
고비를 넘긴 LG는 9회초 3점을 뽑아내며 13-8의 넉넉한 리드를 잡았다. 고우석은 이후 9회말 삼자범퇴로 팀 승리를 지켰다. 자신은 15세이브를 챙겼다.
선발부터 불펜까지, 그나마 가장 믿을만한 투수들을 총동원하고도 패할 수 있었던 아찔한 경기를 고우석이 지켜낸 것이었다.
경기 후 고우석은 “오늘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만 하고 마운드에 올라갔다”고 덤덤히 말했다.
1주일 전인 지난달 27일 공교롭게도 고우석은 수원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1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배정대에 역전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1주일 뒤 이를 완벽히 설욕한 것이다. 물론 수비 실책이 겹친 악몽이었다. 고우석은 “1주일 전 기억은 하지 않았다. 그냥 그때 팀이 졌다는 생각만 했다. 원래 결과에 얽매이는 성격은 아니다”라며 “당시 야수들에게 서운한 건 전혀 없었다. 그 동안 야수들의 좋은 수비 덕을 봤기에 실수가 나오더라도 내가 막으면 되는 것이었다. 그냥 야수들 짐을 덜어주지 못해 내가 미안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LG 마운드, 특히 불펜이 지친 상태라는 걸 고우석도 잘 알고 있다. 멀티 이닝을 책임지더라도 묵묵히 던지는 이유다. 그는 “멀티 이닝 투구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며 "내가 좀 더 잘해서 불펜투수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던지고 있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물론 고우석 자신의 몸상태도 생각하면서 던져야 한다. 고우석은 시즌 초반 무릎 연골 손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최근 1이닝 이상을 소화하는데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하지만 고우석은 “내 몸은 괜찮다. 지금 팀이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 연투, 이닝 등 한계를 설정하지 않고 모든 힘을 쏟아내고 있다”며 “나가라면 나가야 하는 게 마무리 투수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충분히 쉬게 배려를 해주신다. 최선을 다해 공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고우석이라는 버팀목이 있어 한숨 돌릴 수 있는 LG 마운드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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