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우려 속에도 한국 프로야구가 지난 5일 마침내 개막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대부분 스포츠가 멈춘 상황에서 대만에 이어 두 번째로 개막한 KBO 리그는 세계적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중계권 계약을 맺고 5일 대구 NC 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전을 시작으로 KBO 리그를 하루 1경기씩 생중계하기로 했다.
야구 종주국이면서 강국인 미국에서 한국 야구는 그저 신기한 대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찬사만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일간지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의 딜런 에르난데스 기자는 6일(한국시간) 칼럼을 통해 KBO 리그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평을 남겼다.
그는 "동부시간으로 새벽 1시에 중계되는 KBO 리그는 가장 심각한 불면증도 고쳐줄 것"이라며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비습관성 수면 유도제"라고 규정했다.
이는 KBO리그가 심야 시간대 방송하는데다 무관중 경기에 결정적으로 미국 야구팬들이 거의 알지 못하는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에르난데스 기자는 "격투기는 친숙하지 않은 선수라고 해도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지만, 야구는 그렇지 않다"며 "여러 세대를 걸쳐 축적된 생각과 느낌을 배제한 채 응원하는 팀이나 스토리 없이 느리게 전개되는 경기를 지켜보기는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그는 "ESPN이 새벽 시간대에 틈새시장을 노리고 KBO 리그에 대한 중계라는 도박에 나설 정도로 스포츠 팬들은 라이브 경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ESPN이 제작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다큐멘터리가 새로운 내용이 거의 없음에도 선풍적인 인기를 끈 데에는 이러한 스포츠에 대한 깊은 갈증이 크게 작용했다고 짚었다.
이어 "스포츠를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은 많지만 '사인 스캔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코로나19 팬더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과연 시즌을 재개할 수 있을까"라며 "메이저리그 개막은 여전히 멀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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