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청주 KB의 센터 박지수(22)가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시즌 초에 우울증 초기 증세까지 갔었다"고 고백했다.
국가대표 박지수는 20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조금 억울해도 항의 안 하려고 노력 중인데 '표정이 왜 저러냐'거나 '무슨 일 있냐', '싸가지가 없다' 등 매번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 귀에 안 들어올 것 같으셨나요"라는 내용을 담은 글을 게재했다.
지난 20일 열린 부산 BNK와 경기에서 15점, 13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한 박지수는 "전쟁에서 웃으면서 총 쏘는 사람이 있나요"라며 "매번 이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시즌 초엔 우울증 초기까지도 갔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표정 얘기를 많이 들어서 반성하고 고치려고 노력 중"이라며 "몸싸움이 이렇게 심한 리그에서 어떻게 웃으면서 뛸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정말 너무 힘드네요. 답답하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진짜 그만하고 싶다"고도 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도 두 시즌을 뛴 박지수는 "농구가 좋아서 하는 것이고 제 직업에 대해 자부심이 있는데 이제 그 이유마저 잃어버리고 포기하고 싶을 것 같다"고도 토로했다.
KB 관계자는 "경기가 끝나고 나면 선수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개인 메시지를 많이 받는 편"이라며 "물론 격려해주시는 팬들의 메시지도 있지만 악의적인 비방 글들도 많아 선수들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단 차원에서 멘털 상담 등을 통해 선수들의 이런 어려움을 덜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박지수 선수의 경우도 상황을 체크해보고 선수의 어려움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지난주 남자 프로농구 전주 KCC 라건아와 안양 KGC인삼공사 브랜든 브라운이 팬들로부터 받은 인종 차별 메시지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에는 박지수가 심정적인 어려움을 토로하는 등 농구 선수들의 '소셜 미디어 활동'이 최근 팬들의 이목을 끈다.
한 여자농구 관계자는 "남자 농구의 경우 인종 차별로 인한 공격이 많았다면 여자 농구는 외모 등을 비하하는 성희롱성 악성 메시지도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리그 차원의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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