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학 상대 성공한 힐만 데이터 야구, 윤희상 내세워 4연승 정조준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오늘 최정은 선발 라인업에서 뺐다. 상대 선발 이재학(NC)에 약하기 때문이다.”
SK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의 데이터야구가 빛을 발했다.
SK는 27일 인천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11-4로 승리했다. 선발 메릴 켈 리가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쉽게 경기를 푼 것도 큰 원동력이었지만, NC선발 이재학을 3회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게 하고 강판시킨 점도 컸다. 그만큼 이재학에 대한 SK타선의 대처가 좋았다.
이날 힐만 감독은 NC 선발이 사이드암 이재학이 나오자 타순에 변화를 줬다. 가장 눈에 띈 부분은 간판타자 최정의 선발 제외다. 타율이 2할4푼대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최정은 엄연히 SK를 대표하는 타자에, 최근 타격감이 올라온 상황이었다. 최근 3경기 허리가 좋지 않아 나서지 못했지만, 몸 상태도 회복했다.
가장 큰 이유는 최정이 이재학에 약했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최정은 이재학에 약했던 걸로 유명했다. 올 시즌 이 경기전까지 6타석에서 5타수 무안타였다. 볼넷을 1개 골랐지만, 삼진은 4개를 당했다. 최정 대신 최근 2경기에서 연일 홈런을 터트린 나주환이 3루수로 들어갔다. 2루수는 강승호가 맡았다.
4번 지명타자로 나서던 정의윤도 뺐다. 대신 오랜만에 김동엽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타자 제이미 로맥은 3번 1루수로 그대로 나섰다. 로맥은 이 경기 전까지 10타수8안타로 이재학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다만 리드오프 노수광이나 2번에 배치된 한동민, 그리고 이날 오래만에 나선 김동엽은 이재학에 그리 강한 퍼포먼스를 보이진 못했다.
하지만 초반부터 신나게 이재학을 두들겼다. 역시 로맥이 선봉장이었다. 첫 타석 좌전안타로 첫 득점(원히트 원에러)에 공헌했던 로맥은 3회까지 이재학을 상대로 매 타석 안타를 때려 3안타를 추가했다. 이재학에 약했던 노수광 김동엽도 이날만큼은 달랐다. 노수광도 첫 타석에서는 내야땅볼로 물러났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는 결승타가 된 투런홈런을 날렸다. 김동엽은 첫 타석 적시타를 포함해, 이재학 상대 멀티히트를 만들었다.
힐만 감독은 이재학이 3회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강판되자, 6번 강승호 타석에 최정을 곧바로 대타로 내는 현란한 용병술을 보였다. 데이터 야구가 만든 3연승이었다. 힐만 감독은 데이터를 신봉하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감독실에서는 전력분석 자료가 빼곡히 쌓여있다 못해 벽에 촘촘하게 붙어있다.
28일 NC와 올 시즌 최종전에서 SK는 4연승을 정조준한다. 3위 한화 이글스와 2.5경기 차라 단독 2위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애초 이날 선발은 외국인 앙헬 산체스 차례였다. 하지만 산체스는 어깨 불편함을 호소하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대체 선발이 들어가야 한다. 신예 이승진이 유력해보였지만, 힐만 감독의 선택은 베테랑 윤희상이었다. 힐만 감독은 “윤희상이 선발 경험이 풍부했고, NC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윤희상은 NC상대 7경기 10이닝을 던져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고 있다. 통산 NC상대 성적은 21경기 85이닝을 던져 6승 4패 평균자책점 4.98이다. ‘촉’이 아닌 데이터가 SK를 4연승으로 이끌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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