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 최대의 화두는 스트라이크존 확대(정상화)였다. 지난 2014년부터 극단적인 타고투저 시즌을 보낸 야구계에서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스트라이크존 확대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10개 구단 감독들도 시즌 후 열리는 회의서 비정상적인 스트라이크존에 목소리를 높였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얻을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효과는 젊은 투수들의 육성이었다. 그동안 투수 부족으로 고민하던 한국 야구계가 꼭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게 되고, 자신감이 쌓이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근거도 함께 제시됐다. 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매년 고심하고 있는 스피드업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게 올 시즌은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따른 영향이 직·간접적으로 리그를 지배할 수 있는 시즌이 됐다. 2017 KBO리그는 지난 3월 31일 개막해 한 달 동안 레이스를 치렀다. 한 달간 투타 불균형이 해소된 흔적을 찾을 수 있었을까.
◆극심한 불균형, 2017시즌 목표 타고투저 완화
2014시즌부터 ‘3할 타자’의 가치가 많이 퇴색됐다. 극심한 타고투저의 시대에 접어든 탓이다. 2014시즌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3할 이상을 친 이는 36명에 달했다. 이 시즌 전까지 3할 타자가 가장 많았던 시즌은 1999·2001·2010시즌으로 20명이었다. 이를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2015시즌에는 28명으로 줄었지만, 2016시즌에는 무려 40명이 3할 이상을 쳤다. 경기 당 평균 득점도 2014시즌 5.62점, 2016시즌 5.61점으로 사상 최다 득점 1,2위에 올랐다.
팀 타격 지표도 역대급 기록을 다퉜다. 2015시즌(0.302)과 2014시즌(0.301)의 삼성이 역대 최고 팀타율 1,2위를 기록했고, 2014시즌(0.509)과 2015시즌(0.486)의 넥센이 시즌 최고 장타율 1,2위를 차지했다. 타고투저의 연속 세 시즌 동안 시즌 최고 출루율 2014 넥센(0.382)-2015 삼성(0.378)-2016 두산(0.378)이 나란히 1~3위에 랭크됐다.
동시에 마운드 사정은 나빠졌다. 타자들이 잘 친 만큼 자연히 투수 지표는 떨어졌다. 2011~13 세 시즌 동안 평균자책점 4점 미만의 선수는 10명, 19명, 15명으로 총 44명이었다. 그 중 2점대를 기록한 건 2명, 6명, 3명으로 총 11명.
그러나 2014~16 세 시즌 4점 미만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6명, 10명, 7명 총 23명으로 감소했다. 2점대는 2014시즌에는 아예 나오지 않았고, 2015·2016시즌에 한 명씩 기록됐다. 마운드가 가장 심하게 붕괴된 2014시즌,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 6.35로 이 부문 최악의 기록(종전 1982시즌 삼미 6.23)을 32년 만에 바꿔놓기도 했다.
10개 구단이 26경기씩 치른 2017시즌의 리그 평균 타율은 0.270, 평균자책점은 4.39다. 타고투저가 두드러졌던 최근 3년 동안의 리그 평균 타율과 평균자책점을 비교해보면, 평균 타율은 떨어지고 평균자책점 수치도 좋아졌다. 지난 3년 동안 평균 타율은 최고 0.290까지 솟았다. 평균자책점도 2014, 2016시즌에는 5점대를 기록하면서 마운드 붕괴 현상을 반영하는 모습이었다.
비교하면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긍정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현장에서도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타자들은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일부 투수들은 스트라이크존 확대의 수혜자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같은 기간(개막~4월말)의 수치를 비교하면 생각보다 큰 차이는 없다. 시즌 초반은 대개 타자들의 기록이 투수들보다는 좋지 않아왔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타자들은 여름까지 상승 곡선을 그리는 편이다. 2016시즌 4월까지의 평균 타율은 0.272, 평균자책점은 4.37로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15시즌과 비교하면 평균자책점은 4.70에서 4.39로 크게 개선됐지만 타율은 0.266에서 0.270으로 소폭 상승했다.
이 때문에 투·타 기록에서 확실한 차이를 알기 위해서는 아직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주된 반응이다. 대신, 경기 시간 단축에서는 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KBO리그는 2013시즌부터 4년 연속 평균 3시간 20분 이상을 기록했다. 2014시즌에는 3시간 27분으로 최장시간을 기록했다. 2016시즌 4월 118경기서는 3시간 23분이었고, 시즌 전체 평균은 3시간 25분이었다.
올해 130경기에서는 3시간 16분으로 측정됐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타자들이 3,4구 이내로 빠르게 공격하니까 시간이 줄고 있다. 그것만 해도 큰 변화다. 경기 시간이 줄었다는 긍정적 효과는 있는 것 같다. 막판 역전승도 거의 사라지지 않았나”고 바라봤다.
리그 평균 타율과 평균자책점 기록이 말해주듯 4월까지라는 기존의 흐름과 비슷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 같은 기간 3할 타자 숫자도 비슷했다. 4월말까지 3할 타율을 유지한 타자 수는 2014시즌 26명, 2015시즌 24명, 2016시즌 27명이다. 올 시즌도 현재까지 27명의 3할 타자가 있다.
전문가들은 타자들의 페이스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오르기는 하지만 예년(2014시즌 26→36명, 2015시즌 24명→28명, 2016시즌 27명→40명)에 비해 이 상승폭이 크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차명석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타고투저 완화는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 지금의 스트라이크존만 유지되면 3할 타자도 많이 감소할 것이다”면서 “타자들이 갈수록 존에 적응은 하겠지만 지금 존이 계속 유지된다고 하면 그만한 타격 기술은 나오기 쉽지 않다. 잘 치는 타자들이야 별 차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타자는 영향을 크게 받는다. 1번부터 9번타자까지 다 잘 치는 게 아니므로 기본적으로 평균 타율은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고 바라봤다.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또한 “지금까지로 봐서는 작년만큼 많은 점수를 한꺼번에 내는 게 어려워졌다. 현장에서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위아래도 그렇지만 좌우까지 전체적으로 확대된 느낌을 받는다. 좌우 적응을 힘들어 하는 것 같다는 인상이다”면서 “타고투저는 작년과 비슷하게 갈 수 있지만 그래도 작년보다는 조금 덜하지 않을까 싶다”고 타자들의 적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분명한 건 시즌 초반의 기록으로 속단하기는 힘들 정도로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가 크다는 것이다. 보통 4월 이후에는 타자들의 페이스가 본격적으로 오르는데, 이 시기 변동 폭이 예년보다는 적을 수 있다는 예상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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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존 확대로 얻을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효과는 젊은 투수들의 육성이었다. 그동안 투수 부족으로 고민하던 한국 야구계가 꼭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게 되고, 자신감이 쌓이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근거도 함께 제시됐다. 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매년 고심하고 있는 스피드업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게 올 시즌은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따른 영향이 직·간접적으로 리그를 지배할 수 있는 시즌이 됐다. 2017 KBO리그는 지난 3월 31일 개막해 한 달 동안 레이스를 치렀다. 한 달간 투타 불균형이 해소된 흔적을 찾을 수 있었을까.
◆극심한 불균형, 2017시즌 목표 타고투저 완화
2014시즌부터 ‘3할 타자’의 가치가 많이 퇴색됐다. 극심한 타고투저의 시대에 접어든 탓이다. 2014시즌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3할 이상을 친 이는 36명에 달했다. 이 시즌 전까지 3할 타자가 가장 많았던 시즌은 1999·2001·2010시즌으로 20명이었다. 이를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2015시즌에는 28명으로 줄었지만, 2016시즌에는 무려 40명이 3할 이상을 쳤다. 경기 당 평균 득점도 2014시즌 5.62점, 2016시즌 5.61점으로 사상 최다 득점 1,2위에 올랐다.
팀 타격 지표도 역대급 기록을 다퉜다. 2015시즌(0.302)과 2014시즌(0.301)의 삼성이 역대 최고 팀타율 1,2위를 기록했고, 2014시즌(0.509)과 2015시즌(0.486)의 넥센이 시즌 최고 장타율 1,2위를 차지했다. 타고투저의 연속 세 시즌 동안 시즌 최고 출루율 2014 넥센(0.382)-2015 삼성(0.378)-2016 두산(0.378)이 나란히 1~3위에 랭크됐다.
동시에 마운드 사정은 나빠졌다. 타자들이 잘 친 만큼 자연히 투수 지표는 떨어졌다. 2011~13 세 시즌 동안 평균자책점 4점 미만의 선수는 10명, 19명, 15명으로 총 44명이었다. 그 중 2점대를 기록한 건 2명, 6명, 3명으로 총 11명.
그러나 2014~16 세 시즌 4점 미만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6명, 10명, 7명 총 23명으로 감소했다. 2점대는 2014시즌에는 아예 나오지 않았고, 2015·2016시즌에 한 명씩 기록됐다. 마운드가 가장 심하게 붕괴된 2014시즌,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 6.35로 이 부문 최악의 기록(종전 1982시즌 삼미 6.23)을 32년 만에 바꿔놓기도 했다.
2017시즌 4월까지 1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투수는 총 5명이다. 넥센 한현희는 평균자책점 1.03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개막 한 달, 투·타 기록 변화는 얼마나?10개 구단이 26경기씩 치른 2017시즌의 리그 평균 타율은 0.270, 평균자책점은 4.39다. 타고투저가 두드러졌던 최근 3년 동안의 리그 평균 타율과 평균자책점을 비교해보면, 평균 타율은 떨어지고 평균자책점 수치도 좋아졌다. 지난 3년 동안 평균 타율은 최고 0.290까지 솟았다. 평균자책점도 2014, 2016시즌에는 5점대를 기록하면서 마운드 붕괴 현상을 반영하는 모습이었다.
비교하면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긍정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현장에서도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타자들은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일부 투수들은 스트라이크존 확대의 수혜자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같은 기간(개막~4월말)의 수치를 비교하면 생각보다 큰 차이는 없다. 시즌 초반은 대개 타자들의 기록이 투수들보다는 좋지 않아왔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타자들은 여름까지 상승 곡선을 그리는 편이다. 2016시즌 4월까지의 평균 타율은 0.272, 평균자책점은 4.37로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15시즌과 비교하면 평균자책점은 4.70에서 4.39로 크게 개선됐지만 타율은 0.266에서 0.270으로 소폭 상승했다.
이 때문에 투·타 기록에서 확실한 차이를 알기 위해서는 아직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주된 반응이다. 대신, 경기 시간 단축에서는 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KBO리그는 2013시즌부터 4년 연속 평균 3시간 20분 이상을 기록했다. 2014시즌에는 3시간 27분으로 최장시간을 기록했다. 2016시즌 4월 118경기서는 3시간 23분이었고, 시즌 전체 평균은 3시간 25분이었다.
올해 130경기에서는 3시간 16분으로 측정됐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타자들이 3,4구 이내로 빠르게 공격하니까 시간이 줄고 있다. 그것만 해도 큰 변화다. 경기 시간이 줄었다는 긍정적 효과는 있는 것 같다. 막판 역전승도 거의 사라지지 않았나”고 바라봤다.
4월 타율 0.424로 1위를 기록한 유일한 4할 타자 롯데 이대호. 사진=김영구 기자
◆타자 페이스 오르는 시점, 앞으로의 전망은리그 평균 타율과 평균자책점 기록이 말해주듯 4월까지라는 기존의 흐름과 비슷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 같은 기간 3할 타자 숫자도 비슷했다. 4월말까지 3할 타율을 유지한 타자 수는 2014시즌 26명, 2015시즌 24명, 2016시즌 27명이다. 올 시즌도 현재까지 27명의 3할 타자가 있다.
전문가들은 타자들의 페이스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오르기는 하지만 예년(2014시즌 26→36명, 2015시즌 24명→28명, 2016시즌 27명→40명)에 비해 이 상승폭이 크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차명석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타고투저 완화는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 지금의 스트라이크존만 유지되면 3할 타자도 많이 감소할 것이다”면서 “타자들이 갈수록 존에 적응은 하겠지만 지금 존이 계속 유지된다고 하면 그만한 타격 기술은 나오기 쉽지 않다. 잘 치는 타자들이야 별 차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타자는 영향을 크게 받는다. 1번부터 9번타자까지 다 잘 치는 게 아니므로 기본적으로 평균 타율은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고 바라봤다.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또한 “지금까지로 봐서는 작년만큼 많은 점수를 한꺼번에 내는 게 어려워졌다. 현장에서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위아래도 그렇지만 좌우까지 전체적으로 확대된 느낌을 받는다. 좌우 적응을 힘들어 하는 것 같다는 인상이다”면서 “타고투저는 작년과 비슷하게 갈 수 있지만 그래도 작년보다는 조금 덜하지 않을까 싶다”고 타자들의 적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분명한 건 시즌 초반의 기록으로 속단하기는 힘들 정도로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가 크다는 것이다. 보통 4월 이후에는 타자들의 페이스가 본격적으로 오르는데, 이 시기 변동 폭이 예년보다는 적을 수 있다는 예상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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