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잘하면] 단기전 증명한 LG 정상호, 그 활약 정규시즌까지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LG의 가을야구 그 이상의 꿈. 키는 베테랑 안방마님 정상호(36)에게 달려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LG와 4년간 32억 원에 계약한 정상호. 정규시즌은 매우 부진했다. 77경기에 나서 타율 0.182 1홈런 10타점 24안타에 머물렀다. 타격이 좋지 않으니 장점인 투수리드도 빛을 발휘하지 못했다. 당시 LG의 약점이었던 포수 포지션을 메워줄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그가 정규시즌 수행한 역할은 극히 미미했다. 양상문 감독 또한 풀타임 출전과 높은 성적을 바라지 않았지만 정상호는 기대치를 훨씬 밑돌았다. 영건 유강남의 분전과 박재욱의 발견이라는 수확 속 정상호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었다.
물론 반전은 있었다. 정상호는 큰 경기(포스트시즌)가 되자 숨겨둔 베테랑의 진면목을 뽐내기 시작했다. 노련한 투수리드와 안정적인 경기운영, 뜨거웠던 타격으로 LG를 플레이오프까지 이끌었다. FA 비용을 가을에 다 해냈다는 극찬까지 들릴 정도.
이런 측면에서 올해 더 큰 목표를 향하고 있는 LG는 정규시즌에서도 잘하는 정상호가 필요하다. 경험이 풍부한 정상호가 한 시즌 안방마님으로서 역할을 해준다면 장기적인 시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
정상호에게 주어진 역할은 많다. 우선 강해진 LG 선발진을 이끌어야 한다. LG는 겨우내 좌완특급 차우찬을 영입했고 허프를 붙잡았다. 허프-류제국-차우찬-소사로 연결되는 선발진의 위력이 발휘되도록 뒤에서 돕는 것이 그의 첫 번째 임무.
또한 정상호는 임찬규, 이준형, 등 영건들의 성장을 도와야한다. LG는 지난해 성공적인 리빌딩 과정을 보냈다. 올해 한층 성숙한 완성이 필요한데 정상호의 역할이 막중한 편.
정상호에게는 타선에서도 이전처럼 한 방 해결사 능력이 요구된다. 정규시즌 성적이 보여주듯 방망이 감을 잃은 듯 했으나 가을야구서 중요할 때마다 맹타를 휘두르며 식지 않은 노련함과 기술이 있음을 증명했다.

정규시즌은 부진했지만 정상호(왼쪽)는 가을야구서 날았다. 풍부한 경험이 빛났다. 사진=MK스포츠 DB

정상호는 잔부상이 많은 선수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그를 영입할 당시 풀타임 활약을 기대한 것이 아니다. 70~80경기 정도 뛰어주면 된다고 밝혔다. 경기 후반, 혹은 중요한 순간에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는 의미.
정상호는 시즌 때는 양 감독의 최소한의 목표도 성공하지 못했다. 스스로도 위축됐다. 성장하는 영건들에게 한 없이 밀렸다. 다만 단기간의 가을야구서 클래스를 증명하며 모두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이제 그 명불허전 베테랑의 실력이 정규시즌 때도 나와야한다. 그래야 LG가 더 큰 목표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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