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도 무소용...결말은 ‘난타전’인 엘롯라시코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안준철 기자] 또 4시간을 훌쩍 넘겼다. 역시 엘롯라시코는 명불허전이다. 프로야구 라이벌전 중 가장 혼전 양상으로 번지는 전통의 매치업이 바로 롯데 자이언츠와 LG트윈스의 대결이다. 흔히 ‘엘롯라시코’로 불린다.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양 팀의 시즌 9차전도 그랬다. 사실 이날 팽팽한 투수전이 될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예상이었다. 이날 양 팀 선발이 모두 상대의 천적이었기 때문이다. 롯데 선발은 좌완 브룩스 레일리, LG는 우규민이었다. 레일리는 올 시즌 LG상대로 3경기에서 1승무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고 있었다. 우규민은 롯데 상대로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12⅔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천적을 내세운들 소용이 없었다. 역시 엘롯라시코의 결말은 난타전이었다. 시작은 롯데였다. 롯데는 1회초 1사 후 나경민의 중전안타-저스틴 맥스웰의 볼넷-황재균의 2루타로 우규민에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강민호의 내야땅볼로 2-0으로 앞서나갔다. 롯데는 2회도 1점을 추가했다. 그러자 LG는 2회말 1점을 만회했다. 롯데는 3회초 다시 달아났다. 우규민은 1사 후 강민호에 안타를 맞고 강판됐다. 대신 마운드에 오른 최동환은 2사 후 김상호에 볼넷, 정훈에 2루타를 맞고 2점 실점했다. 1점은 우규민의 실점이 되면서 이날 우규민의 기록은 2⅓이닝 4실점이 됐다. 롯데가 5-1로 앞서나갔다. 불붙은 롯데는 4회 김문호의 만루홈런을 포함해 5점을 추가했다. 10-1, 롯데가 승기를 굳히는 듯 했다.
하지만 3회까지 LG에 1실점으로 틀어막았던 레일리가 4회말 무너지기 시작했다. 1사 후 3루타 1개, 2루타 2개, 안타 2개, 볼넷 1개를 내주며 4실점했다. 5회초 롯데가 맥스웰의 한국 마수걸이 솔로홈런에 11-5로 달아났지만, 5회말 LG는 선두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의 2루타에 이어 1사 후 정성훈이 우중월 투런홈런을 터트렸다. 그러자 롯데도 레일리를 강판시켰다. 4⅓이닝 7실점, 이날 레일리의 성적이었다. 이후 박진형이 무실점으로 막으며 롯데는 불을 껐다.
소강상태였던 난타전은 7회말 박진형이 내려가고 윤길현이 올라오며 다시 불붙었다. 윤길현은 흔들리며 볼넷과 안타를 허용했고, 홈송구를 강민호가 놓치는 실책이 나오며 추격을 허용했다. 이후 김유영이 올라왔지만 롯데는 추가실점하며 1점차까지 쫓겼다. 결국 홍성민이 올라와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롯데도 그냥 보고만 있지 않았다. 8회초 롯데는 선두타자 김상호의 솔로홈런으로 다시 12-10으로 달아났다. 2점차 승부는 쉽사리 좁혀지지 않았다. 9회초에도 3루 측 롯데 팬들이 LG투수들의 견제에 “마!”를 외쳤고, 1루 LG팬들은 “왜!”로 받아쳤다. 경기는 그대로 롯데의 승리로 끝났지만 피로도는 높았다. 경기가 끝난 시간은 오후 10시 52분으로 4시간 22분이 소요됐다. 이날 롯데가 17개, LG가 15개의 안타를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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