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4일 저녁 8시 안산와스타디움에서 레바논과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최종전을 치른다. 이미 최종예선 진출이 확정된 상황이라 김빠진 경기일까? 속단은 금물이다.
■ ‘10개월 훈련’ 레바논, 심상치 않다
미오드라그 라둘로비치(49) 레바논대표팀 감독은 조국 몬테네그로축구협회의 유럽축구연맹(UEFA) 공인 지도자 양성과정에 강사로 초빙될 정도로 전술적인 해박함을 인정받고 있다. 부두치노스트 포드고리차를 2011-12 몬테네그로 1부리그 우승으로 이끌 당시 다승 및 승점 신기록을 세우면서 득점왕과 MVP를 동시에 배출하기도 했다.
라둘로비치 감독은 23일 한국-레바논 사전 공식기자회견에서 ‘10개월 훈련’을 언급하여 화제가 됐다. ‘합숙훈련’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는 뉘앙스로 말했기 때문인데 프로축구리그가 없는 레바논의 현실상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공식기자회견에 동반한 레바논 핵심 수비수 유세프 모하마드(36)뿐 아니라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베스트 11’에 빛나는 미드필더 로다 안타르(36)도 현재 ‘무소속’으로 소속클럽이 없다. 다년간 주장을 역임한 안타르뿐 아니라 독일 분데스리가 SC 프라이부르크와 1.FC 쾰른에서 활약했던 모하마드의 경험은 레바논에 소중하다. 이들의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국가대표팀의 역할이 중요하다.
레바논 아랍어 일간지 ‘알아크바르’의 23일 보도를 봐도 라둘로비치 감독이 국가대표팀에 쏟는 열정이 드러난다. 한국에 대한 분석 세션을 연 것은 물론이고 우즈베키스탄과의 2월14일 중립지역 평가전(0-2패) 당시 개인 분석자료도 선수단에 제공했다.
라둘로비치 감독은 “한국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홈경기(0-3패) 당시보다 레바논의 기술과 전술적인 역량이 향상됐다”면서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 그리고 실수가 팀에 치명적일 수 있음을 인지하고 경기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을 앞두고 라둘로비치 감독은 경기 상황에 맞는 위치선정과 동료에 대한 조직적인 지원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레바논 선수들은 입을 모아 “코치진이 세심하고 애정어린 지도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선수단 모두를 믿는다. 남은 2경기에 집중하여 G조 2위에 주어지는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진출권을 획득하겠다”는 라둘로비치 감독의 발언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평가전에선 느낄 수 없는 긴장감
슈틸리케 감독은 공식기자회견에서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합류가 정해졌기에 레바논전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면서도 “테스트는 평가전에서 하는 것이 맞다. 월드컵 예선의 연장선으로 생각하고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에서 레바논은 3위에 올라있다. 한국전 포함 2경기를 남겨두고 승점 10으로 2위 쿠웨이트와 같다. 그러나 쿠웨이트는 FIFA 징계로 잔여경기 모두 0-3 몰수패가 유력하다. 4위 미얀마는 1경기를 더 치르고 승점 7. 레바논은 한국 원정에서 비기면 사실상 최종예선 진출이 확정된다.
전력상 레바논이 한국전 승리까지 목표로 하긴 벅찰 수도 있다. 그러나 승점 나아가 월드컵 최종예선이라는 목표와 동기부여가 확실한 팀을 상대하는 것은 그 어떤 평가전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실점 기록 지속
슈틸리케호는 2015년 9월3일 라오스와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차전 홈경기(2-0승) 이후 A매치 6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다. 북한과의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3차전(0-0무) 이후 A매치 7경기 연속 무실점이기도 하다.
한국은 24일 레바논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홈경기에 이어 27일 태국과 원정평가전을 치른다. 레바논, 태국을 상대로도 골을 허용하지 않고 이긴다면 한국 신기록을 세운다. 이전 기록은 1978년 함흥철, 1989년 이회택 감독 시절의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다.
레바논·태국전에도 실점하지 않아 9경기 연속 무실점이 되면 역시 한국축구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1970년 8경기 연속 무실점이 국가대표팀 최다기록이다.
이러한 ‘한국 신기록 도전’에 슈틸리케 감독은 어느 한국인 못지 않은 의욕을 보이고 있다. 레바논전 대비 첫날 훈련에서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보면 카타르가 전승, 일본이 무실점이다. 그러나 무실점이자 전승은 한국이 유일하다”면서 “레바논과 태국을 무실점으로 이기면 새로운 역사를 쓴다고 들었다. 이를 적극적으로 보도해달라. 선수들이 ‘무실점 승리’에 의욕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할 정도다.
주장 기성용(27·스완지 시티) 역시 공식기자회견에서 “A매치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순간 국민이 다 지켜본다”면서 “선수단 내부 경쟁도 있다. 한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팀 전체가 고생하고 노력해서 쌓은 무실점 기록도 이어갔으면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레바논전은 한국의 2016년 첫 A매치다. ‘무실점 승리’ 행진이 홈에서 끊긴다면 ‘2015 AFC 아시안컵’ 준우승과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전승·무실점의 호조를 올해도 이어가겠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구상은 시작부터 물거품이 된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0개월 훈련’ 레바논, 심상치 않다
미오드라그 라둘로비치(49) 레바논대표팀 감독은 조국 몬테네그로축구협회의 유럽축구연맹(UEFA) 공인 지도자 양성과정에 강사로 초빙될 정도로 전술적인 해박함을 인정받고 있다. 부두치노스트 포드고리차를 2011-12 몬테네그로 1부리그 우승으로 이끌 당시 다승 및 승점 신기록을 세우면서 득점왕과 MVP를 동시에 배출하기도 했다.
라둘로비치 감독은 23일 한국-레바논 사전 공식기자회견에서 ‘10개월 훈련’을 언급하여 화제가 됐다. ‘합숙훈련’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는 뉘앙스로 말했기 때문인데 프로축구리그가 없는 레바논의 현실상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공식기자회견에 동반한 레바논 핵심 수비수 유세프 모하마드(36)뿐 아니라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베스트 11’에 빛나는 미드필더 로다 안타르(36)도 현재 ‘무소속’으로 소속클럽이 없다. 다년간 주장을 역임한 안타르뿐 아니라 독일 분데스리가 SC 프라이부르크와 1.FC 쾰른에서 활약했던 모하마드의 경험은 레바논에 소중하다. 이들의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국가대표팀의 역할이 중요하다.
레바논 아랍어 일간지 ‘알아크바르’의 23일 보도를 봐도 라둘로비치 감독이 국가대표팀에 쏟는 열정이 드러난다. 한국에 대한 분석 세션을 연 것은 물론이고 우즈베키스탄과의 2월14일 중립지역 평가전(0-2패) 당시 개인 분석자료도 선수단에 제공했다.
라둘로비치 감독은 “한국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홈경기(0-3패) 당시보다 레바논의 기술과 전술적인 역량이 향상됐다”면서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 그리고 실수가 팀에 치명적일 수 있음을 인지하고 경기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을 앞두고 라둘로비치 감독은 경기 상황에 맞는 위치선정과 동료에 대한 조직적인 지원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레바논 선수들은 입을 모아 “코치진이 세심하고 애정어린 지도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선수단 모두를 믿는다. 남은 2경기에 집중하여 G조 2위에 주어지는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진출권을 획득하겠다”는 라둘로비치 감독의 발언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평가전에선 느낄 수 없는 긴장감
슈틸리케 감독은 공식기자회견에서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합류가 정해졌기에 레바논전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면서도 “테스트는 평가전에서 하는 것이 맞다. 월드컵 예선의 연장선으로 생각하고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리 슈틸리케(오른쪽) 감독이 레바논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홈경기 대비 3일째 훈련을 벤치에 앉아 지켜보고 있다. 슈틸리케 왼쪽으로는 주장 기성용과 수비수 곽태휘. 사진(안산와스타디움)=김재현 기자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에서 레바논은 3위에 올라있다. 한국전 포함 2경기를 남겨두고 승점 10으로 2위 쿠웨이트와 같다. 그러나 쿠웨이트는 FIFA 징계로 잔여경기 모두 0-3 몰수패가 유력하다. 4위 미얀마는 1경기를 더 치르고 승점 7. 레바논은 한국 원정에서 비기면 사실상 최종예선 진출이 확정된다.
전력상 레바논이 한국전 승리까지 목표로 하긴 벅찰 수도 있다. 그러나 승점 나아가 월드컵 최종예선이라는 목표와 동기부여가 확실한 팀을 상대하는 것은 그 어떤 평가전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실점 기록 지속
슈틸리케호는 2015년 9월3일 라오스와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차전 홈경기(2-0승) 이후 A매치 6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다. 북한과의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3차전(0-0무) 이후 A매치 7경기 연속 무실점이기도 하다.
한국은 24일 레바논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홈경기에 이어 27일 태국과 원정평가전을 치른다. 레바논, 태국을 상대로도 골을 허용하지 않고 이긴다면 한국 신기록을 세운다. 이전 기록은 1978년 함흥철, 1989년 이회택 감독 시절의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다.
레바논·태국전에도 실점하지 않아 9경기 연속 무실점이 되면 역시 한국축구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1970년 8경기 연속 무실점이 국가대표팀 최다기록이다.
수비수 곽태휘(왼쪽)와 박주호(오른쪽)가 레바논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홈경기 대비 3일째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안산와스타디움)=김재현 기자
이러한 ‘한국 신기록 도전’에 슈틸리케 감독은 어느 한국인 못지 않은 의욕을 보이고 있다. 레바논전 대비 첫날 훈련에서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보면 카타르가 전승, 일본이 무실점이다. 그러나 무실점이자 전승은 한국이 유일하다”면서 “레바논과 태국을 무실점으로 이기면 새로운 역사를 쓴다고 들었다. 이를 적극적으로 보도해달라. 선수들이 ‘무실점 승리’에 의욕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할 정도다.
주장 기성용(27·스완지 시티) 역시 공식기자회견에서 “A매치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순간 국민이 다 지켜본다”면서 “선수단 내부 경쟁도 있다. 한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팀 전체가 고생하고 노력해서 쌓은 무실점 기록도 이어갔으면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레바논전은 한국의 2016년 첫 A매치다. ‘무실점 승리’ 행진이 홈에서 끊긴다면 ‘2015 AFC 아시안컵’ 준우승과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전승·무실점의 호조를 올해도 이어가겠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구상은 시작부터 물거품이 된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