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vs. 인공지능 ‘세기의 바둑대결’ 이세돌, 알파고에게 3대 0으로 완패
인간과 인공지능(AI)의 대결로 주목받은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3대 0으로 완패했다.
12일 서울 포시즌즈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3국에서 이세돌 9단(흑)이 알파고(백)를 상대로 176수만에 불계패했다. 이에 따라 이세돌 9단은 5전 3선승제인 이번 시합에서 3대 0으로 패배를 기록했다.
이세돌 9단은 지난 1, 2국과 다르게 초반부터 전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스타일로 대국에 임했다. 십여수만에 좌상귀에서 수상전을 이끌어내 치열한 수싸움을 벌였지만 우위를 점하진 못했다. 결국 실익을 얻지 못하고 알파고에 유리함을 내준 채 중후반으로 대국이 진행됐다.
그러나 알파고의 유리함이 뚜렷해지던 대국 후반 하변에서 변수가 일어났다. 이세돌 9단의 무리한 침투에 알파고가 너무 수동적으로 대응하다 패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이전 두번의 대국에서 패싸움이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고 알파고가 패싸움에 약점이 있다는 소문까지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세돌 9단도 패싸움에서 알파고의 대응을 시험이라도 하듯 계속해서 패싸움을 이끌어갔다.
하지만 여기서도 알파고의 철두철미함이 드러났다. 막상 벌어진 패싸움에서 이세돌 못지 않은 수싸움을 보였다. 현장 해설을 맡은 이현욱 8단은 “알파고가 패 자체를 피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그러나 정작 패가 벌어진 다음 진행된 수싸움에서는 약점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팻감 부족으로 수세에 처한 이세돌 9단이 돌을 거둠에 따라 이번 승부도 알파고의 불계승으로 마무리됐다.
이현욱 8단은 “이세돌 9단이 처음부터 초중반에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으로 판을 이끌어갔지만 알파고가 전투를 잘해내 이세돌 9단이 오히려 불리해졌다”며 “중후반으로 갈수록 차이가 많이 벌어지다가 후반 도저히 수가 안나는 곳에서 수를 내는데 성공했지만 역전을 이루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패배로 이세돌 9단은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알파고를 상대로 3번의 대국을 모두 내줘 최종 패배를 기록했다. 이제 관심은 남은 두번의 대국에서 이 9단이 알파고를 상대로 1승이라도 올릴 수 있을지 여부다. 다음 대국은 오는 13일 오후 1시 서울 포시즌즈호텔에서 열린다.
[디지털뉴스국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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