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호 기자] 바야흐로 송년회, 아니 망년회의 시절이다. 각자 저마다 얘기를 나누고, 술잔을 기울이며 지난 한 해를 돌아보다 보면 “그때는 왜 그랬을까?”라는 후회들뿐이다. 메이저리그는 어떨까. 2015년 연말결산 두 번째 시간으로 올해 있었던 실수들을 되짚어봤다.
SNS는 만악의 근원
트위터를 비롯한 SNS는 소통의 창이자, 실수의 근원이다. 신시내티 레즈 2루수 브랜든 필립스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513에서 202로’라는 글과 함께 비행기 이모티콘을 올려 워싱턴 내셔널스 이적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 트레이드는 트레이드 거부 조항 문제로 ‘없던 일’이 됐다.
비슷한 시기 LA다저스 유틸리티 선수 키케 에르난데스는 트위터에 달리는 사람 이모티콘을 올렸다.. 마침 이 시기는 다저스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트레이드를 논의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진 때였고, 트레이드설에 휘말렸다. 그는 이후 ‘달리기 훈련을 하고 있다는 뜻이었다’며 해명했다.
그래도 이들은 최소한 SNS 때문에 자리를 잃지는 않았다. ESPN에서 메이저리그 해설을 하던 커트 실링은 지난 9월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중계 도중 자신의 트위터에 ‘오직 5~10%의 무슬림이 극단주의자라고 한다. 1940년에는 오직 7%의 독일인만이 나치였다. 그런데 무슨 일이 일어났나?’라는 문구가 적힌 아돌프 히틀러 사진과 함께 ‘수학은 진실 된 숫자에 다가섰을 때 충격적인 법’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고, ESPN 해설 자리에서 물러났다.
안하느니만 못했던 트레이드
워싱턴 내셔널스는 드류 스토렌이라는 괜찮은 마무리 투수가 있었지만, 뒷문 보강을 위해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조너던 파펠본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그러나 실수였다. 셋업맨으로 내려간 스토렌은 이후 2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고, 파펠본도 이적 후 2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4 7세이브 2블론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다 파펠본은 시즌 막판 팀에서 제일 잘 나가는 외야수와 더그아웃에서 싸움을 벌였다.
LA다저스도 트레이드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시즌 도중 선발 보강 목적으로 맷 레이토스를 영입했지만, 레이토스는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66의 성적을 남기고 방출됐다. 그래도 이건 양반이다. 이들은 시즌 개막 전 마이애미로 트레이드시킨 디 고든이 리그 최다 안타(205안타) 최다 도루(58도루) 최고 타율(0.333)을 기록하며 실버슬러거와 골드글러브를 석권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하비를 너무 믿은 콜린스
테리 콜린스 뉴욕 메츠 감독이 다른 생각을 했다면 월드시리즈는 조금 더 길게 진행됐을지도 모른다. 콜린스는 5차전 2-0으로 앞선 9회초 선두타자가 볼넷으로 나간 상황에서 8회까지 무실점 투구한 선발 맷 하비를 너무 믿었다가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연장 승부 끝에 패하며 시리즈를 내줬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하비를 믿었고, 자신이 만든 것인 만큼 마무리 짓게 했다. 그는 정말 잘 던졌다. 원하는 대로 투구를 했다. (9회에도 그를 내보낸 것은) 내 잘못이다. 그의 잘못이 아니다”며 땅을 쳤다. 너무 안 믿어도 탈, 너무 믿어도 탈이다. 감독의 세계는 그렇게 험난하다.
실패한 실험
마이애미 말린스는 지난 시즌 도중 마이크 레드몬드 감독을 경질하고 댄 제닝스 단장을 감독으로 앉히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프런트와 현장의 일심동체를 꿈꿨을지 모르지만, 이 실험은 결과적으로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제닝스는 55승 69패의 성적을 남겼고, 시즌이 끝난 뒤 팀을 떠났다. 말린스는 오랜 기간 팀에 몸을 담은 아까운 인재 한 명을 이렇게 내쳤다.
이들은 구단주의 감독 겸임을 금지한 테드 터너 룰(1977년 한 경기 임시 감독을 맡은 테드 터너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감독의 이름에서 따온 규정)이 없었다면 제프리 로리아를 임시 감독으로 앉혔을지도 모른다. 지난 2012년 맺은 아지 기옌과의 4년짜리 감독 계약이 만료된 마이애미는 ‘뉴욕 성애자’ 로리아의 선택에 따라 다저스와 결별한 돈 매팅리와 새로운 4년짜리 감독 계약을 맺었다.
해밀턴을 버린 에인절스
LA에인절스의 2015년은 유난히 경기 외적으로 시끄러웠다. 그 시작은 조시 해밀턴이었다. 어깨 수술 이후 재활하던 도중 중독 증세가 재발한 것. 지난 2012년 그와 5년 1억 2500만 달러에 계약했던 에인절스는 그의 치료를 돕는 대신 징계를 내리려고 했다. 조정관이 징계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정하자 이번에는 계약의 짐을 벗어 던지는데 혈안이 된 모습을 보여줬다. 구단주까지 직접 나서 그의 건강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였고, 결국 연봉 대부분을 보전해주는 대가로 해밀턴을 원 소속팀 텍사스로 돌려보내는데 성공했다. 이 트레이드로 연봉 총액 부담을 덜었지만, FA 자격 획득을 앞둔 선수들에게 ‘선수를 보호해주지 않는 팀’이라는 인식도 남겼다. 그걸 알았는지 아르테 모레노 구단주는 이번겨울 “대형 FA 영입은 없다”고 선언했다.
실책, 실책, 실책
야구선수도 사람이다. 실책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경기라면 조금 곤란하다. 텍사스 레인저스 유격수 엘비스 앤드루스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디비전시리즈 5차전 7회말 수비에서 수비 실책만 세 차례 연속 저지르며 팀의 역전패를 자초했다. “골드글러브급 수비”라며 그를 칭찬하던 제프 배니스터 감독의 믿음에 배신으로 답한 꼴이 됐다. 그는 경기 후 “야구 선수를 하면서 가장 힘든 순간”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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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는 만악의 근원
트위터를 비롯한 SNS는 소통의 창이자, 실수의 근원이다. 신시내티 레즈 2루수 브랜든 필립스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513에서 202로’라는 글과 함께 비행기 이모티콘을 올려 워싱턴 내셔널스 이적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 트레이드는 트레이드 거부 조항 문제로 ‘없던 일’이 됐다.
비슷한 시기 LA다저스 유틸리티 선수 키케 에르난데스는 트위터에 달리는 사람 이모티콘을 올렸다.. 마침 이 시기는 다저스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트레이드를 논의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진 때였고, 트레이드설에 휘말렸다. 그는 이후 ‘달리기 훈련을 하고 있다는 뜻이었다’며 해명했다.
그래도 이들은 최소한 SNS 때문에 자리를 잃지는 않았다. ESPN에서 메이저리그 해설을 하던 커트 실링은 지난 9월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중계 도중 자신의 트위터에 ‘오직 5~10%의 무슬림이 극단주의자라고 한다. 1940년에는 오직 7%의 독일인만이 나치였다. 그런데 무슨 일이 일어났나?’라는 문구가 적힌 아돌프 히틀러 사진과 함께 ‘수학은 진실 된 숫자에 다가섰을 때 충격적인 법’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고, ESPN 해설 자리에서 물러났다.
안하느니만 못했던 트레이드
워싱턴 내셔널스는 드류 스토렌이라는 괜찮은 마무리 투수가 있었지만, 뒷문 보강을 위해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조너던 파펠본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그러나 실수였다. 셋업맨으로 내려간 스토렌은 이후 2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고, 파펠본도 이적 후 2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4 7세이브 2블론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다 파펠본은 시즌 막판 팀에서 제일 잘 나가는 외야수와 더그아웃에서 싸움을 벌였다.
LA다저스도 트레이드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시즌 도중 선발 보강 목적으로 맷 레이토스를 영입했지만, 레이토스는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66의 성적을 남기고 방출됐다. 그래도 이건 양반이다. 이들은 시즌 개막 전 마이애미로 트레이드시킨 디 고든이 리그 최다 안타(205안타) 최다 도루(58도루) 최고 타율(0.333)을 기록하며 실버슬러거와 골드글러브를 석권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하비를 너무 믿은 콜린스
테리 콜린스 뉴욕 메츠 감독이 다른 생각을 했다면 월드시리즈는 조금 더 길게 진행됐을지도 모른다. 콜린스는 5차전 2-0으로 앞선 9회초 선두타자가 볼넷으로 나간 상황에서 8회까지 무실점 투구한 선발 맷 하비를 너무 믿었다가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연장 승부 끝에 패하며 시리즈를 내줬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하비를 믿었고, 자신이 만든 것인 만큼 마무리 짓게 했다. 그는 정말 잘 던졌다. 원하는 대로 투구를 했다. (9회에도 그를 내보낸 것은) 내 잘못이다. 그의 잘못이 아니다”며 땅을 쳤다. 너무 안 믿어도 탈, 너무 믿어도 탈이다. 감독의 세계는 그렇게 험난하다.
실패한 실험
마이애미 말린스는 지난 시즌 도중 마이크 레드몬드 감독을 경질하고 댄 제닝스 단장을 감독으로 앉히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프런트와 현장의 일심동체를 꿈꿨을지 모르지만, 이 실험은 결과적으로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제닝스는 55승 69패의 성적을 남겼고, 시즌이 끝난 뒤 팀을 떠났다. 말린스는 오랜 기간 팀에 몸을 담은 아까운 인재 한 명을 이렇게 내쳤다.
이들은 구단주의 감독 겸임을 금지한 테드 터너 룰(1977년 한 경기 임시 감독을 맡은 테드 터너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감독의 이름에서 따온 규정)이 없었다면 제프리 로리아를 임시 감독으로 앉혔을지도 모른다. 지난 2012년 맺은 아지 기옌과의 4년짜리 감독 계약이 만료된 마이애미는 ‘뉴욕 성애자’ 로리아의 선택에 따라 다저스와 결별한 돈 매팅리와 새로운 4년짜리 감독 계약을 맺었다.
테리 콜린스 메츠 감독은 맷 하비를 지나치게 믿었고, 그 대가를 치렀다. 사진=ⓒAFPBBNews = News1
해밀턴을 버린 에인절스
LA에인절스의 2015년은 유난히 경기 외적으로 시끄러웠다. 그 시작은 조시 해밀턴이었다. 어깨 수술 이후 재활하던 도중 중독 증세가 재발한 것. 지난 2012년 그와 5년 1억 2500만 달러에 계약했던 에인절스는 그의 치료를 돕는 대신 징계를 내리려고 했다. 조정관이 징계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정하자 이번에는 계약의 짐을 벗어 던지는데 혈안이 된 모습을 보여줬다. 구단주까지 직접 나서 그의 건강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였고, 결국 연봉 대부분을 보전해주는 대가로 해밀턴을 원 소속팀 텍사스로 돌려보내는데 성공했다. 이 트레이드로 연봉 총액 부담을 덜었지만, FA 자격 획득을 앞둔 선수들에게 ‘선수를 보호해주지 않는 팀’이라는 인식도 남겼다. 그걸 알았는지 아르테 모레노 구단주는 이번겨울 “대형 FA 영입은 없다”고 선언했다.
실책, 실책, 실책
야구선수도 사람이다. 실책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경기라면 조금 곤란하다. 텍사스 레인저스 유격수 엘비스 앤드루스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디비전시리즈 5차전 7회말 수비에서 수비 실책만 세 차례 연속 저지르며 팀의 역전패를 자초했다. “골드글러브급 수비”라며 그를 칭찬하던 제프 배니스터 감독의 믿음에 배신으로 답한 꼴이 됐다. 그는 경기 후 “야구 선수를 하면서 가장 힘든 순간”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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