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5드래프트, 2차 드래프트와 같으면서도 다른 것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호 기자] 27일 한국프로야구가 시행한 2차 드래프트는 메이저리그의 룰5드래프트를 본떠 만든 제도다.
두 제도의 근본적인 목적은 같다. 특정 구단이 선수를 독식하는 것을 막고, 선수에게 다른 팀에서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국프로야구의 2차 드래프트는 NC다이노스, kt위즈의 잇따른 창단으로 선수 수급 문제가 제기되면서 생성된 제도다. 각 구단은 2년에 한 번씩 진행되는 이 드래프트를 통해 전력 보강을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1947년 생긴 ‘보너스 룰’이 룰5드래프트의 모태다. 보너스 룰은 메이저리그 팀이 특정 선수와 4000달러(현재 물가 기준으로 4만 2400달러) 이상의 금액으로 계약할 시, 최소 2년간 팜 시스템으로 내리지 않고 25인 명단에 보유하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이는 특정 구단이 재능 있는 선수를 팜 시스템에 대거 보유하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해 세워졌고, 1965년 1년차 드래프트가 생기면서 소멸됐다.
근본적인 목적은 같지만, 세부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12월초 열리는 윈터미팅의 마지막날 진행되는 룰5드래프트는 아직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지 못한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드래프트를 진행한다. 6월 5일 기준으로 18세, 혹은 그 미만의 나이에 계약한 선수는 5년 이상, 19세 이상에 계약한 선수는 4년 이상이 지나야 한다.
각 구단들은 드래프트가 시행되기 전 보호할 유망주들을 40인 명단에 포함시킨다. 이번 드래프트의 경우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20일 오후 11시 59분이 마감시한이었다. 여기서 40인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드래프트 대상이다.
지명은 지난 시즌 성적 역순으로 지명되며, 지명한 팀은 원 소속팀에 5만 달러(마이너리그 룰5드래프트의 경우 트리플A는 1만 2000달러, 더블A는 4000달러)를 이적료 명목으로 지급한다.

지명한 팀은 해당 선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선수를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시즌 내내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부상자 명단을 제외한 실제 보유 일수가 90일 이상이 되어야 한다.
지명 선수는 트레이드가 가능하다. 트레이드로 이적한 팀에서도 똑같은 규정을 적용받는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콜로라도 로키스가 전체 2순위로 지명한 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로 트레이드한 마크 칸하가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선수를 25인 메이저리그 명단에 보유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드래프트 이전 소속팀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 그 경우 원 소속팀에 다시 2만 5000달러를 지급한다. 원 소속팀이 해당 선수를 돌려받는 것을 원치 않을 경우, 웨이버를 할 수 있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는 로건 버렛이 이같은 과정을 거쳤다. 뉴욕 메츠 소속이던 버렛은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지명됐고, 웨이버 클레임을 통해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했다. 개막전 25인 명단에 포함됐던 그는 5월 5일 원 소속팀 메츠로 돌아갔다.
이밖에 델라이노 드쉴즈(텍사스), 테일러 페더스톤(에인절스), 오두벨 에레라(필라델피아), 션 길마틴(메츠) 등이 지난 시즌 이 드래프트를 통해 메이저리그 데뷔 기회를 얻었다.
그 이전에는 명예의 전당 멤버인 로베르토 클레멘테를 비롯해 요한 산타나, 댄 어글라, 조시 해밀턴, 호아킴 소리아 등이 이 제도의 혜택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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