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해수욕장 못말린다. 애견 전용에, 여성전용(선탠)까지 등장하더니, 올해는 전세계 최초 서핑전용과 ‘모기 제로’지대를 선언한 발칙한 해수욕장까지 등장했다. 바야흐로 튀는 해수욕장 시대다.
◇ 세계 최초 서핑전용 해변…양양 하조대
한마디로 역사적인 해변이다. 대한민국 최초요, 전세계 최초다. 아예 선을 딱 그어버렸다. 여기까지는 튜브족을 위한 스위밍존(swimming zone), 여기서부터는 서퍼들 전용, 딱 이렇게. 그러니 수영족과 서퍼족, 부딪힐 염려 전혀 없다. 바다를 딱 이등분해 쓰는 건 하와이, 아니 하와이 할아버지도 생각지 못한 일이다. 길이도 장난이 아니다. 서퍼 전용 비치의 가로 길이는 무려 1km. 크기만 1만평에 달한다. 게다가 이곳, 군사지역 출입금지 구역을 풀었으니, 청정도 면에서도 전국 최강이다. 이런 발칙한 일을 해 낸 해수욕장은 양양군, 하조대 해수욕장.
사실 양양은 서핑의 메카다. 물론 ‘서핑’하면 떠오르는 호주의 골드 코스트나 하와이 와이키키의 분위기 까진 아니지만 의외로 국내파 서퍼가 제대로 된 서핑 문화와 스폿으로 만들고 있는 곳이 또 양양이다.
어? 난 서핑 죽어도 싫은데? 이런 분들도 걱정 붙들어 매시라. 이 비치는 통째 매머드급 캠핑장으로 조성돼 있다. 해변가를 따라 정갈하게 놓인 8동의 명품 캐러밴. 이곳을 살짝 지나면 무려 100동의 게스트 캠핑과 100동의 자가텐트 캠핑장이 떡 하니 버티고 있다. 서핑과 캠핑의 찰떡 조합이라니.
왕초보 서퍼들도 걱정 노. 서핑숍과 함께 다양한 서퍼스쿨의 강사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으니, 준비할 건 딱 하나, 수영복이다. 스키장 처럼 최고급 서핑 장비와 캠핑 장비를 빌려서, 현지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것도 매력. 해변 중간중간에 푸드트럭까지 대기하고 있으니, 골라먹는 재미도 있다.
특히나 이 곳, 밤이 더 즐겁다. 통째 클럽으로 돌변한다. 8월말까지 매일 해변 스테이지에선 홍대 인디밴드의 버스킹 공연과 함께 전용 라운지에서 디제잉 파티가 열린다. 주말에는 국내 최고의 힙합 뮤지션이 출연하는 라이브 공연도 이어진다. 이젠 ‘서핑 USA’ 아니다. 서핑 양양이다.
▶ 양양 하조대 서핑 즐기는 Tip
서핑과 캠핑을 동시에 즐기는 ‘서피 캠프 1박 2일 패키지’가 있다. 캠핑장비 렌트 및 초급 강습 프로그램, 장비 렌탈권을 포함하여 4인 기준 30만원선. 고급 캐러밴은 비수기 주중 10만원, 주말 12만원, 성수기 15만원 씩이다. 대형 텐트, 각종 캠핑장비 등이 포함된 게스트 캠핑장(4인기준) 은 비수기 주중 6만원, 주말 8만원, 성수기 8만원. 자가 캠핑장 이용 고객은 비수기 2만원, 성수기 3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www.surfyy.com. 라온서피리조트 (033)672-0695)
◇ 바닷길 ‘스카이워크’·머드비치 대천 보령
튀는 비치에 전국 1호 해수욕장 부산 송도를 빼놓을 수 없다. 송도 명물은 거북섬 인근 5m 높이 다이빙대. 재작년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리모델링을 마친 살벌한 명물이다. 그런데 올해, 또 하나의 명물이 탄생했다. 바로 바다 위에 놓인 스카이 워크. 협곡 위에 놓인 그랜드 캐년 스카이 워크도 깜짝 놀랄 변신이다. 바다 위 5.5~9m 높이를 따라 절묘하게 놓인 이 스카이 워크는 폭 2.3m, 길이 무려 104m로 전국 최장이다.
상상해 보시라. 바다 ‘주변’도 아니다. 거북섬 인근 바다 ‘위’를 강화 유리 위로 걸어가는 모습을.
바닷가에도 특이한 존이 있다. 이름하여 아이 사랑존. 쉽게 말해 유아 전용 해수풀장을 전국에서 유일하게 선보인다. 한눈 판 사이, 아이가 바다에 쓸려갈 걱정 안해도 되니 천만다행. 통기타와 전자현악 공연 등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추억과 낭만의 송도, 패밀리 즐겨 락(樂)’ 이벤트도 8월말까지 이어진다.
머드비치 대천 역시 두말하면 잔소리. 전국 200여개 해수욕장 중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도 유명한데, 이유가 천연 ‘머드 팩’ 때문이다.
세계 최고로 꼽히는 갯벌 페스티벌 ‘머드축제’는 올해 26일까지 열린다.
사실 대천 머드축제 보다 유명한 명물이 보령엔 하나 더 있다. 놀랍게도 냉풍욕장. 그러니깐, 천연 에어컨이다. 정확한 장소는 청라면 의평리. 폐광인 땅굴이 있는데, 이곳에 매년 여름 시즌에만 1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몰린다. 대류 현상 때문에 폐광 아래 놓여 있던 찬 바람이 더운 공기를 뚫고 올라오는데 그 온도가 늘 12도로 유지된다. 최고 풍속 구간은 초속 6m에 달할 정도. 이런 서늘한 바람이 5㎞ 깊이의 굴을 따라 쉬지 않고 쏟아진다. 폭은 2.7m에 높이는 평균 2.3m 수준. 아이들 손 잡고 딱 지날 수 있는 앙증맞은 크기다. 굴 관람 뒤엔 꼭 둘러야 할 곳, 냉족욕장도 꼭 보시라. 냉풍욕장의 서늘한 물을 활용한 족욕장 물 온도 역시 12도. 직접 담가보면, 등줄기에 짜릿한 전기가 팍 지난다.
▶ 송도·대천해수욕장 즐기는 Tip
송도는 따로 트레일 코스가 있다. 해수욕장∼암남공원∼두도 국가지질공원을 탐방하는 송도반도 트레일 체험이다. 보령엔 기적이 있다. 매월 음력 보름과 그믐 사리 때라면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곳이 대천의 무창포 바닷길이다. 보령 8경과 함께 꼭 둘러보실 것.
■ 이색 해수욕장 버킷리스트
1. 모기없는 해수욕장
놀랍다. 발칙하다. ‘모기’없는 해수욕장을 표방한다. 동해안의 최북단인 강원 고성군이 내건 이색 슬로건이다. 고성군은 식물로 모기를 퇴치하는 자연친화적 방법을 이용해 송지호 해수욕장을 ‘모기 없는 해수욕장’으로 꾸민다. 모기 퇴치엔 데이지, 마리골드, 아케라튬, 바질 등 10여종의 식물이 쓰인다.
2. 황토방 해수욕장
그냥 모래찜질도 아니다. 피부에 그렇게 좋다는 모나즈 성분으로 모래찜질을 할 수 있는 황토방 모래찜질이 등장한다. 주인공은 화진포. 5000만원을 투자해 만들었으니 꼭 한번씩 가보시길.
3. 체험형 해수욕장
강에서만 즐기는 게 아니다. 체험형 해수욕장도 있다. 강원 삼포해수욕장에선 도자기 체험을 할 수 있고, 봉수대 해수욕장에선 카약, 래프팅, 요트, 불릅점프 등 4개 종목의 ‘해양레저 스포츠 및 해양캠프’가 운영된다.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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