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다른 말씀을 드릴 것이 없는 것 같다. 이제 어느덧 고참이지만 그라운드 위에서는 늘 파이팅 넘치게 허슬플레이를 하겠다.”
스스로의 말대로라면 두산 베어스의 프로 14년차 베테랑 내야수 고영민(31)은 세인들에게 한동안 잊혀진 선수였다. 그래서였을까. 올 시즌 처음으로 수훈선수 단상에 선 고영민은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저를 잊지 않고 이렇게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제트’라는 저의 별명을 팬들이 다시 떠올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순항하고 있는 두산에서 사실 고영민의 자리는 없었다. 고영민은 3일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0경기에 출전했지만 주로 교체로 나서며 타율 2할5푼(17타수 4안타)에 그쳤다. 특히 과거 ‘2익수’라고 불릴 정도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했을 당시 주포지션인 주전 2루수로 나서지 못하고 여러 포지션의 백업 역할을 했다.
지난 4월9일 잠실 넥센전서 생애 첫 1루수로 선발 출전하기도 했지만 다음날 10일 잠실 LG전까지 2경기 1안타에 그친 이후로는 단 한차례도 선발 기회를 얻지 못했다. 4월18일 롯데전이후로 다시 기약 없는 2군 생활. 고영민은 퓨처스리그 13경기서도 타율 1할8푼8리 1홈런 5타점으로 부진하면서 그렇게 1군 무대서 사라지는 선수가 되는 듯 했다.
그러다 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엔트리에 극적으로 등록됐고 3일 경기 후반을 지배하면서 히어로가 됐다. 주전 1루수 데이빈슨 로메로가 손등에 타구를 맞아 8회부터 교체선수로 나선 고영민은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 포함 2타수 2안타 3타점 맹활약을 펼쳐 팀의 8-7, 짜릿한 1점 차 승리를 이끌었다. 8회 동점 적시타,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만점 활약이었다. 거기에 9회는 1루수로 나서 그림같은 호수비를 펼쳐 공수에서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고영민은 “우선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다. 동점을 만들고 또 이후 좋은 수비도 하고 분위기가 왔을 때 선수들이 밥상을 차려서 잘 만들어 준 기회를 살려서 끝내게 됐기 때문에 더욱 기쁘다”며 웃었다.
하지만 스스로의 위치나 각오에 비교하면 활약이 한참 부족하다는 것도 안다. 고영민은 “오늘은 운좋게 좋은 결과들이 나왔지만 아직은 많이 모자라다”면서 “내가 팀에서는 어느덧 고참이 됐지만 그라운드에 나설 때는 그런 마음들 없이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를 하겠다”고 다시 각오를 다졌다.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두산의 확고한 주전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2011년 이후로는 100경기 이상을 뛰어본 적이 없다. 지난해 52경기 타율 2할8푼2리 27안타 1홈런 7타점을 기록하며 쏠솔한 백업요원으로 활약했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경쟁에서 밀렸다.
지난 2달간의 퓨처스리그 생활에 대해 고영민은 “내가 못해서 내려간 것이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다. 다만 팬들에게도 많이 잊혀졌던 시절이 있는데 이제 좋은 플레이로 다시 저를 떠올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제 팀을 더 생각하는 베테랑이 됐다. 고영민은 “끝내기를 한 것도 물론 기쁘지만 우리팀이 지금 선두권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1경기 승패로 분위기를 타고 또 떨어질수도 있는 시점이라서 오늘 승리가 더욱 기뻤던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8회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은 이후 원맨쇼 활약을 펼쳤다. 고영민은 “선발로 나올 줄 알고 가족들도 불렀는데, 경기에 나오지 못해서 처음에는 힘이 많이 빠졌다. 그런데 결국 좋은 모습을 보여주게 돼서 더 뜻깊었던 것 같다”며 “특히 아내가 그동안 많이 힘들었을 텐데 참 미안하고 고맙다. 조금이나마 이런 모습들을 가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보여줄 수 있어서 더 기뻤다”고 했다.
1경기 맹활약을 했지만 아직 고영민의 위치는 다시 백업이다. 그렇기에 더욱 허슬플레이로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는 마음이다.
“선발이나 백업이나 가리지 않고 경기에 나설 수만 있다면 그라운드 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사실 그것밖에 없다. 따로 다른 각오는 말씀드릴 것이 없다.”
2002년 두산 2차 1라운드 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후 이제 프로 14년차의 베테랑. 말보다는 그라운드에서 몸으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겠다는 각오였다.
[one@maekyung.com]
스스로의 말대로라면 두산 베어스의 프로 14년차 베테랑 내야수 고영민(31)은 세인들에게 한동안 잊혀진 선수였다. 그래서였을까. 올 시즌 처음으로 수훈선수 단상에 선 고영민은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저를 잊지 않고 이렇게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제트’라는 저의 별명을 팬들이 다시 떠올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순항하고 있는 두산에서 사실 고영민의 자리는 없었다. 고영민은 3일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0경기에 출전했지만 주로 교체로 나서며 타율 2할5푼(17타수 4안타)에 그쳤다. 특히 과거 ‘2익수’라고 불릴 정도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했을 당시 주포지션인 주전 2루수로 나서지 못하고 여러 포지션의 백업 역할을 했다.
지난 4월9일 잠실 넥센전서 생애 첫 1루수로 선발 출전하기도 했지만 다음날 10일 잠실 LG전까지 2경기 1안타에 그친 이후로는 단 한차례도 선발 기회를 얻지 못했다. 4월18일 롯데전이후로 다시 기약 없는 2군 생활. 고영민은 퓨처스리그 13경기서도 타율 1할8푼8리 1홈런 5타점으로 부진하면서 그렇게 1군 무대서 사라지는 선수가 되는 듯 했다.
그러다 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엔트리에 극적으로 등록됐고 3일 경기 후반을 지배하면서 히어로가 됐다. 주전 1루수 데이빈슨 로메로가 손등에 타구를 맞아 8회부터 교체선수로 나선 고영민은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 포함 2타수 2안타 3타점 맹활약을 펼쳐 팀의 8-7, 짜릿한 1점 차 승리를 이끌었다. 8회 동점 적시타,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만점 활약이었다. 거기에 9회는 1루수로 나서 그림같은 호수비를 펼쳐 공수에서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고영민은 “우선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다. 동점을 만들고 또 이후 좋은 수비도 하고 분위기가 왔을 때 선수들이 밥상을 차려서 잘 만들어 준 기회를 살려서 끝내게 됐기 때문에 더욱 기쁘다”며 웃었다.
하지만 스스로의 위치나 각오에 비교하면 활약이 한참 부족하다는 것도 안다. 고영민은 “오늘은 운좋게 좋은 결과들이 나왔지만 아직은 많이 모자라다”면서 “내가 팀에서는 어느덧 고참이 됐지만 그라운드에 나설 때는 그런 마음들 없이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를 하겠다”고 다시 각오를 다졌다.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두산의 확고한 주전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2011년 이후로는 100경기 이상을 뛰어본 적이 없다. 지난해 52경기 타율 2할8푼2리 27안타 1홈런 7타점을 기록하며 쏠솔한 백업요원으로 활약했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경쟁에서 밀렸다.
지난 2달간의 퓨처스리그 생활에 대해 고영민은 “내가 못해서 내려간 것이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다. 다만 팬들에게도 많이 잊혀졌던 시절이 있는데 이제 좋은 플레이로 다시 저를 떠올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제 팀을 더 생각하는 베테랑이 됐다. 고영민은 “끝내기를 한 것도 물론 기쁘지만 우리팀이 지금 선두권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1경기 승패로 분위기를 타고 또 떨어질수도 있는 시점이라서 오늘 승리가 더욱 기뻤던 것 같다”고 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이날 활약이 또 감격적인 이유가 있었다. 바로 극적인 반전이었기 때문. 사실 이날 경기 전 고영민은 한 코치의 귀띔을 듣고 선발 출전을 예상했다. 그래서 식사량을 조절하고 마인드컨트롤도 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했다. 오랜만의 1군 선발 출장에 아내와 아들도 야구장으로 불렀다. 하지만 얄궂게도 선발 라인업에 고영민의 이름은 없었다. 경기를 앞두고 라인업이 바뀐 것.하지만 8회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은 이후 원맨쇼 활약을 펼쳤다. 고영민은 “선발로 나올 줄 알고 가족들도 불렀는데, 경기에 나오지 못해서 처음에는 힘이 많이 빠졌다. 그런데 결국 좋은 모습을 보여주게 돼서 더 뜻깊었던 것 같다”며 “특히 아내가 그동안 많이 힘들었을 텐데 참 미안하고 고맙다. 조금이나마 이런 모습들을 가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보여줄 수 있어서 더 기뻤다”고 했다.
1경기 맹활약을 했지만 아직 고영민의 위치는 다시 백업이다. 그렇기에 더욱 허슬플레이로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는 마음이다.
“선발이나 백업이나 가리지 않고 경기에 나설 수만 있다면 그라운드 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사실 그것밖에 없다. 따로 다른 각오는 말씀드릴 것이 없다.”
2002년 두산 2차 1라운드 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후 이제 프로 14년차의 베테랑. 말보다는 그라운드에서 몸으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겠다는 각오였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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