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 “칸, 1경기 이기면 메이웨더와 협상가능”

[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세계복싱평의회(WBC) 웰터급(-67kg) 잠정챔피언 아미르 칸(29·영국)이 프로통산 49전 49승으로 은퇴하려는 ‘세기의 복싱대결’ 승리자 플로이드 메이웨더(38·미국)의 마지막 상대가 될 수 있을까.
미국 스포츠방송 ESPN은 26일(한국시간) “칸이 오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바클리 센터’에서 크리스 알지에리(31·미국)에게 승리한다면 메이웨더와의 협상을 시도 및 강제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프로통산 21전의 알지에리는 매니 파키아오(37·필리핀)의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 챔피언 1차 방어전에서 만장일치 판정으로 진 것이 유일한 패배다. 알지에리를 이긴다는 것은 쉽지 않은 목표”라고 보도했다.
메이웨더 쪽도 이미 칸을 은퇴경기 상대로 생각하고 있다. 지난 15일 미국 복싱전문 라디오방송 ‘온 로프스’는 로저 메이웨더(54·미국)가 “만약 메이웨더와 파키아오의 2차전이 열리지 않는다면 칸을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로저 메이웨더는 플로이드 메이웨더의 삼촌이다. 현역 시절 세계복싱협회(WBA) 슈퍼페더급(-59kg) 및 WBC 슈퍼라이트급(-63.5kg) 챔피언을 지냈다.

메이웨더가 파키아오와의 웰터급 통합타이틀전 승리 후 획득한 벨트에 둘러싸여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미국 라스베이거스)=AFPBBNews=News1

메이웨더는 지난 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WBC·WBA·WBO 웰터급 통합 타이틀전에서 파키아오에게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WBC·WBA 챔피언 메이웨더가 파키아오의 WBO 벨트를 뺐었다.
현재 프로복싱 웰터급에서 메이웨더는 자타공인 세계 1위, 칸은 6위로 평가된다. 칸은 파키아오의 스파링 상대였던 인연 때문에 ‘세기의 복싱대결’이 성사되기 전부터 메이웨더의 상대로 거론됐다. 파키아오가 메이웨더에 패한 현시점에서는 ‘대리복수전’으로 포장할 수 있다. WBC 잠정챔피언으로 1단계 높은 WBC 챔피언 메이웨더에 도전하는 형태가 된다.
메이웨더는 미국 유료채널 ‘쇼타임’과의 1경기 남은 계약을 끝으로 은퇴할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마지막 경기는 오는 9월로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파키아오는 회선건판 파열로 수술하여 회복에 최소 9개월이 필요하다.
물론 메이웨더-파키아오 2차전은 이러한 일정표를 2016년으로 수정하고도 남을 상업적인 가치가 있다. 그러나 1년을 기다려도 파키아오가 100% 회복한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 부담이다. 메이웨더가 2015년 안에 은퇴하길 원한다면 칸과의 대결이 제격이다.

그러나 ESPN의 지적처럼 칸은 우선 알지에리를 이겨야 한다. 웰터급 세계 14위로 여겨지는 알지에리에게 진다면 메이웨더를 상대할 명분은 사라진다.
한편 메이웨더가 은퇴경기마저 승리하면 전설적인 복서 故 로키 마르시아노(미국)처럼 49전 49승으로 프로경력을 마치게 된다. 향년 45세로 1969년 8월 31일 사망한 로키는 현역시절 헤비급(+91kg) 세계챔피언 6차 방어까지 성공했다. 세계최대 복싱전적기록사이트 ‘복스렉’은 헤비급 역대 5위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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