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완벽한 경기력은 아니었다. 목표했던 승리도 쟁취하지 못했다. ‘결과’를 낸 건 없었다.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패했다. 그에 묻혔지만 ‘희망’도 엿봤다.
18일 이란전은 두 가지 의미에서 중요했다. 하나는 아시안컵 모의고사다.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55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은 또 다른 우승후보인 이란을 상대로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었다.
다른 하나는 징크스 탈출이다. 태극전사는 40년 넘게 이란 원정에서 웃지 못했다. 2무 3패로 무승이다. 오죽하면 아자디 스타디움을 가리켜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이란은 쉬운 상대가 아니다. 매번 고전했다. 역대 전적에서 9승 7무 11패로 뒤져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도 홈과 원정에서 모두 패했다. 그 까다로운 상대를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는 장소에서 ‘생각 외로’ 잘 싸웠다는 건 긍정적이다.
부담이 컸다. 원정팀의 지옥이라는 꼬리표는 태극전사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긋지긋한 징크스가 언젠가는 깨지기 마련이나 쉬이 깨지지는 않는 법이다. 게다가 케이로스 이란 감독의 ‘주먹 감자’로 앙금이 남아있고, 이에 설욕하길 바라는 기대치가 높았다. 기대는 곧 부담이기도 하다.
그 가운데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나름 잘 싸웠다. 홈도 아닌 원정이었다. 한국 뿐 아니라 이 익숙하지 않은 환경은 어느 팀에게나 지옥 같은 곳이다. 한국은 과거 그 지옥문에서 완패를 경험했다.
그 가운데 높은 볼 점유율 속에 이란을 압박한 경우는 흔치 않았다. 전반까지 찬스도 한국이 더 많았다. 한국은 손흥민(레버쿠젠)을 축으로 이청용(볼턴), 이근호(엘 자이시)를 앞세워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다. 간담이 서늘했던 건 한국이 아닌 이란 벤치였다.
전반 10분 이청용과 손흥민의 콤비네이션에 이란 수비는 휘청거렸다. 손흥민의 마무리 슈팅 세기가 약했지만 이란의 수비를 허물던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이어진 이근호의 중거리 슈팅도 예리했으며 전반 40분 손흥민의 오른발 슈팅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골과 다름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대로 전반 10분 손흥민이 확실하게 마무리를 해줬다면, 경기 양상은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물론, ‘만족감’을 표현하긴 이르다. 시간이 흐룰수록 공격 전개는 답답했다. 전반과 달리 후반에는 이란의 두꺼운 수비에 꽁꽁 묶였다. 수비에서도 실점 위기가 있었고 중원 싸움에서 밀리며 불안감을 야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실점은 석연치 않은 판정 탓이 컸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종료 후 “후반 30분 이후 실점할 때까지 이란에 두 번의 찬스를 내줬다. 그런데 실점도 부당한 골이었다”라며 주심의 판정에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다.
이기지 못했다. 또 패했다. 그러나 소득은 있었다. 자신감을 키웠다. 원정의 불리함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으나 가능성도 엿봤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라며 호주에서 이란과 재대결을 희망했다. 그 같은 바람은 모든 태극전사와 같을 것이다.
[rok1954@maekyung.com]
18일 이란전은 두 가지 의미에서 중요했다. 하나는 아시안컵 모의고사다.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55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은 또 다른 우승후보인 이란을 상대로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었다.
다른 하나는 징크스 탈출이다. 태극전사는 40년 넘게 이란 원정에서 웃지 못했다. 2무 3패로 무승이다. 오죽하면 아자디 스타디움을 가리켜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이란은 쉬운 상대가 아니다. 매번 고전했다. 역대 전적에서 9승 7무 11패로 뒤져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도 홈과 원정에서 모두 패했다. 그 까다로운 상대를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는 장소에서 ‘생각 외로’ 잘 싸웠다는 건 긍정적이다.
부담이 컸다. 원정팀의 지옥이라는 꼬리표는 태극전사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긋지긋한 징크스가 언젠가는 깨지기 마련이나 쉬이 깨지지는 않는 법이다. 게다가 케이로스 이란 감독의 ‘주먹 감자’로 앙금이 남아있고, 이에 설욕하길 바라는 기대치가 높았다. 기대는 곧 부담이기도 하다.
그 가운데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나름 잘 싸웠다. 홈도 아닌 원정이었다. 한국 뿐 아니라 이 익숙하지 않은 환경은 어느 팀에게나 지옥 같은 곳이다. 한국은 과거 그 지옥문에서 완패를 경험했다.
그 가운데 높은 볼 점유율 속에 이란을 압박한 경우는 흔치 않았다. 전반까지 찬스도 한국이 더 많았다. 한국은 손흥민(레버쿠젠)을 축으로 이청용(볼턴), 이근호(엘 자이시)를 앞세워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다. 간담이 서늘했던 건 한국이 아닌 이란 벤치였다.
전반 10분 이청용과 손흥민의 콤비네이션에 이란 수비는 휘청거렸다. 손흥민의 마무리 슈팅 세기가 약했지만 이란의 수비를 허물던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이어진 이근호의 중거리 슈팅도 예리했으며 전반 40분 손흥민의 오른발 슈팅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골과 다름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대로 전반 10분 손흥민이 확실하게 마무리를 해줬다면, 경기 양상은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물론, ‘만족감’을 표현하긴 이르다. 시간이 흐룰수록 공격 전개는 답답했다. 전반과 달리 후반에는 이란의 두꺼운 수비에 꽁꽁 묶였다. 수비에서도 실점 위기가 있었고 중원 싸움에서 밀리며 불안감을 야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실점은 석연치 않은 판정 탓이 컸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종료 후 “후반 30분 이후 실점할 때까지 이란에 두 번의 찬스를 내줬다. 그런데 실점도 부당한 골이었다”라며 주심의 판정에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다.
이기지 못했다. 또 패했다. 그러나 소득은 있었다. 자신감을 키웠다. 원정의 불리함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으나 가능성도 엿봤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라며 호주에서 이란과 재대결을 희망했다. 그 같은 바람은 모든 태극전사와 같을 것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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