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격에 러시아 공략법 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모의고사 실력이 본고사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일본이 평가전에서 보여준 공격력만큼은 정말이지 화려했다. 특히 정확한 패스축구로 밀집수비를 허물고 3골이나 집어넣은 건 꽤나 인상적이었다. A매치 4연승에는 이유가 있는 법. 탐탁지 않아도 일본의 공격은 첫 경기 러시아전을 앞둔 한국 입장에선 참고할 만했다.
일본은 지난 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템파베이 레이몬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코스타리카와의 친선 평가전에서 카가와 신지의 역전골에 힘입어 3-1 완승을 거뒀다.
이날 일본은 경기를 완벽히 주도했고, 승부를 뒤집는 뒷심까지 발휘했다. 짧은 패스로 상대의 수비를 벗겨내며 최종슈팅까지 매끄럽게 연결됐다. 이는 한국이 튀니지 전에서 보여준 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한국의 튀니지전과 일본의 코스타리카전만을 두고 양국을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경기양상은 많이 비슷했고 차이점은 명확했다. 한국과 일본의 플레이 스타일은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완전히 다르진 않다.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전방위 압박과 많은 움직임으로 경기를 지배해나간다. 튀니지와 코스타리카는 모두 수비시 자기진영 깊숙한 곳까지 내려와 촘촘한 수비라인(5백)을 구성했다. 전반 한국과 일본의 끊임없는 공격에 주도권을 빼앗기긴 했지만, 상대 뒷공간을 노리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을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후반 대응 방법에는 한일 양국이 차이를 보였다. 일본은 수비에 역점을 둔 팀이 선제골을 넣었을 시 압박을 뚫는 방법에 대해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정교한 2대 1패스는 일품이었다. 특히 공격에선 2선 공격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이청용-구자철-손흥민 선발라인보다 카가와-혼다-오쿠보 라인이 패싱력과 창의성에서 조금은 앞서는 모습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기본적인 패스에서부터 생겼다. 한국은 튀니지전에서 부정확한 크로스와 롱패스로 골 찬스를 번번이 놓쳤다. 선수들 간의 간격도 다소 벌어져 간결한 패스가 나오지 못했다. 반면 공수 간격이 조밀했던 일본은 특유의 패스플레이로 서서히 상대진영을 공략했다.

카가와 신지는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공격 선봉에 나서 역전골을 뽑아내는 등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사진제공=TOPIC /Splash News

후반 일본의 공격에는 거침이 없었다. 상대 수비라인이 갖추기 전에 공격을 마무리했고, 역습시 주저하며 볼을 돌리지 않았다. 특히 카가와의 저돌적인 돌파와 드리블,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은 경기 내내 빛을 발했다. 카가와는 후반 끝내 역전골(후반 35분)까지 집어넣으며 이름값을 했다.
일본은 교체선수들도 제 역할을 해줬다. 확실히 경기를 변화시키며 ‘플랜 B’가 정확히 들어맞았다. 오카자키, 엔도(후반 15분 동점골), 카키타니(후반 47분 쐐기골)는 자신들의 능력을 몸소 보여줬다. 한국은 튀니지전 당시 공격진을 대거 교체하고도 이렇다 할 극적인 변화가 없어 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일본이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3-1 역전승을 일궈낸 것은 한국 대표팀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러시아와의 첫 경기에 모든 초점이 맞춰있는 홍명보 감독도 이 점을 충분히 염두하고 있을 것이다. 한국은 튀니지전에서 보인 약점과 일본이 코스타리카 전에서 보여준 공략법을 참고해 러시아전 필승 해법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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